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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미네르바와 '만수' 재정부 300일간의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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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한 30대 남성이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8일 전격 체포되면서 그와 기획재정부 간의 오랜 악연(?)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부는 그간 미네르바의 대표적인 공격 대상이 돼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경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 모습을 드러낸 미네르바는 일찌감치 리먼브러더스 부실과 환율 폭등 등을 예견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재정부가 그의 글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우리나라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설이 나돌던 지난해 10월부터다.

당시 미네르바는 아고라 게시판 글에서 "한국이 IMF 긴급 구제금융대상 그룹에 포함돼 이사회 심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외국에선 이미 한국이 IMF에 들어간다는 걸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재정부는 해당 게시판에 "IMF의 한국지원설은 사실이 아니다"는 국제금융국 명의의 글을 올리면서 미네르바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정부 당국이 한 인터넷 논객의 주장에 대해서까지 직접 해명에 나선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미네르바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방증해주는 계기가 됐다.

재정부와 미네르바의 두번째 충돌은 '3월 위기설'에서 비롯됐다. '3월 위기설'이란 일본계 금융기관의 대규모 자금회수로 인해 우리 경제가 올 3월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로, 지난해 12월 미네르바가 한 월간지 기고에서 주장한 이후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에 대해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공식회의 석상에서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다"고 일축했다.

이후 약 한 달 간 온라인 공간에서 모습을 감췄던 미네르바는 12월29일 오후 1시쯤 "정부가 주요 7대 금융 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 공문으로 전송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이에 재정부는 즉각 "미네르바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검찰이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한 계기도 바로 이 '달러 매수 금지령' 관련 글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재정부가 직접 수사를 의뢰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재정부 관계자는 "미네르바 주장에 대해 두어 차례 해명자료를 내고 유감을 나타낸 적은 있지만 검찰 등 사정당국과 의논하거나 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강만수 장관도 지난 3일 KBS '국민 대정부 질문' 프로그램에서 "미네르바 뿐 아니라 인터넷에 나오는 경제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정부는 열린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모(30)씨에 대해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네르바 vs. 재정부>

2008년 10월24일
미네르바, 다음 아고라에 "한국이 IMF 구제금융 신청" 주장
재정부 국제금융국 "미네르바 주장은 사실 아니다" 반박문 게재

2008년 12월
미네르바, 월간지 기고 통해 '2009년 3월 위기설' 주장
강만수 장관, 5일 위기관리대책회의서 "전혀 근거 없다" 일축

2008년 12월29일
미네르바 "정부가 주요 금융 기관에 달러 매수 금지령" 주장
재정부 "허위사실 인터넷 유포에 깊은 우려" 해명 자료 배포

2009년 1월8일 미네르바,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검찰 체포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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