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후보 인터뷰
협치·개헌 구체 로드맵 제시
박지원·조정식과 3파전

"누가 이 시기에 국회를 맡아 운영해야 가장 생산성 있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회가 되겠는지, 의원들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자존감을 세울 수 있는 자리가 되겠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달라."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5선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박지원·조정식 의원과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김 의원이 내세운 핵심 키워드는 '일 잘하는 국회'와 '실력 있는 의장'이었다.

제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제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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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의원은 2020년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일하는 국회법'을 만들었다. 이 법은 매달 상임위원회를 열도록 하고 복수의 법안소위를 도입해, 법안 심사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올해에도 '일 잘하는 국회법'이라는 이름을 가진 국회법 개정안을 냈다. 김 의원은 "국회법은 정례적인 회의 개최를 규정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다"며 "그래서 멈추지 않는 국회법,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성 있는 국회가 되려면 협치를 해야 한다"면서도 "협치는 선의에 의존해서는 되지 않는다. 제도로서의 협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숙의의 양'을 늘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회의는 제때 열려야 하고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본회의에서 좌초된 개헌과 관련해, 속도감 있는 추진을 약속했다. 김 의원은 "이제 개헌은 국민의 기본권 문제나, 권력 구조 개편 등 완전한 개헌을 이뤄야 할 텐데, 총선과 함께 될 경우 (정치권이) 유불리를 따져 또 좌초될 수 있으니 최대한 총선과 거리를 둬야 한다"며 "총선으로부터 최대 1년 전에는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개헌) 날짜를 합의하고 시기를 합의하고, 내용은 국민의 참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이 선택한 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외교처 등을 만들어 의원외교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중의원연맹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금은 외교의 시대다. 정부의 외교가 중요하고 민간도 중요하지만 의원 외교도 중요하다"며 "이런 역량이 합쳐칠 때 비로소 국가 외교 역량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회 조직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김 의원은 "현재 국회에는 국제국이 있는데 국제국은 의전을 하는 곳이지 외교를 기획하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외교처를 만들고 예산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차지호 민주당 의원의 경우 블랙록 투자 유치나 유엔(UN) 국제기구의 AI 센터 유치 등 경제 외교 활동을 사비를 털어가며 하고 있다"며 "이렇게 방치하면 안 되고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것들이 이제 국가적 자산이 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제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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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의장으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개혁·민의와 협치가 충돌하면 어떻게 선택을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민이다. 국회의장의 중립은 특정 정당이 아니라 국민과 헌법을 기준으로 책임 있게 판단하는 것이다. 민의·개혁·협치는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할 가치다. 민의는 따라야 할 방향이고, 개혁은 그 민의를 제도로 완성하는 과정이며, 협치는 책임 있는 결론을 만들기 위한 방식이다. 다만 협치가 국회 마비의 다른 이름이 돼서는 안 된다. 대화는 끝까지 해야 하지만 결론 없는 대화로 국민의 시간을 무한정 허비해서는 안 된다. 협상은 끈질기게, 결단은 과감하게 해왔다. 그것이 내가 일해온 방식이다.


-의장으로서 추진하고자 하는 의제는.

▲첫째, 국민주권 확립이다.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장으로 만들겠다. 불평등·양극화, 저출생·고령화, 자본·노동 갈등을 의장이 직접 중재하고 책임지겠다.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1번 국정과제인 개헌도 현실로 만들겠다. 둘째, 입법주권 확립이다. '일 잘하는 국회법'으로 본회의는 자동 개의되고 법안은 기한 내 처리되는 예측 가능한 국회를 만들겠다. 셋째, 민생주권 확립이다. 의장 직속 '민생경제전략회의체'를 신설해 국회·정부·기업이 한 테이블에서 핵심 의제를 입법과 예산으로 연결하겠다. 여기에 더해 국회 AI 대전환을 위한 전문조직을 만들겠다. 입법조사, 예산분석, 법안 심사, 의정지원 전반에 AI를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


-출마선언을 통해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 비전이 궁금하다.

▲저출생, 고령화, 지역소멸, 산업전환, 노동시장 이중구조, 양극화 같은 문제는 여야 협상만으로 풀기 어렵다. 국회의장이 직접 사회적 대화를 이끌겠다. 여야·정부·이해당사자·전문가·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논의 구조를 만들고, 논의가 말로 끝나지 않도록 입법과 예산으로 연결하겠다. 사회적 대화가 의장 개인의 의지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로 뒷받침하겠다. 협치는 관계가 아니라 실력이다.


-박지원·조정식 후보와 비교한 김태년만의 강점은.

▲강단과 실력이다. 결단도 해봤고 성과도 내봤다. 지금은 대전환의 변곡점이고, 훗날 대한민국 정치와 국회가 무엇을 했는지 반드시 평가받게 될 엄중한 순간이다. 이 시대가 의장에게 요구하는 것은 '누가 진짜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인가'이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국고지원, 온라인 입당과 안심번호 도입으로 민주당의 시스템 정당화, 정책위의장 시절 주52시간제·최저임금 인상·규제샌드박스 입법, 2020년 원내대표 시절 87년 민주화 이후 최다 개혁입법 통과, 코로나 위기 속 18개 상임위원장 민주당 전석 확보 결단?내가 해온 일을 보면 알 수 있다. 경험에서 온 실력이 나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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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들의 표심도 중요하다. 당심의 요구는 무엇인가.

▲당원들이 바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 국회 정상화, 국민께 약속한 국정과제의 입법 완수다. 일은 사람이 하고, 결단은 해본 사람이 한다. 협상은 끝까지 버텨본 사람이 해낸다. 의전이 아니라 일하는 의장이 되겠다. 당원의 열망은 개혁의 동력으로 삼되, 국회 운영은 절차와 숙의, 국민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겠다. 당원주권이 국민주권국회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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