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급여 신청주의 한계 극복
본인 동의 없어도 위기가구 직권 신청
아동수당, 기초연금 신청 없이 자동 지급

앞으로 미성년자와 발달장애인 등이 포함된 위기가구는 본인 동의 없이도 공무원이 직권으로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아동수당, 부모급여, 기초연금 등은 신청 없이 자동 지급된다. 최근 '울주군 일가족 사망 사건' 등이 잇따르자 정부가 신청주의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고 적극적 복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신청주의는 매우 잔인한 제도이다. 신청 안 했다고 안 주니까 지원을 못 받아서 죽고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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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후 지원 대신 선제 지원…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 발표

보건복지부는 12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복지 패러다임을 신청해야 지원하는 '수동적 복지'에서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적극적 복지'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대책은 최근 발생한 아동양육 가구와 노인돌봄 가구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현행 복지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에는 전기·수도료가 3개월 연속 체납돼야 위기 징후로 포착했다. 앞으로는 사용량의 급격한 변화 등 생활 위기 변수를 활용해 체납 전이라도 선제적으로 발굴에 나선다.

신청할 필요 없다…알아서 챙겨주는 '이재명표 적극복지' 원본보기 아이콘

아동수당, 기초연금 자동지급…공무원 직권신청 범위 확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청주의 개선이다. 제도를 모르거나 각종 서류 미비로 신청하지 못하면 위기가구라도 복지제도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앞으로 아동수당,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은 출생 신고만 하면 자동으로 지급된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역시 정부 보유 정보를 활용해 신청한 것으로 간주하고 수급 자격을 확인해 지급한다. 이를 위해 사회보장기본법 등 6개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동의 없는 직권신청 범위도 확대한다. 현재는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동의 없는 직권신청을 허용하고 있다. 대상자가 뚜렷한 이유 없이 신청을 거부하거나 동의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도 복지급여 지원이 곤란한 상황이다. 앞으로는 미성년자나 발달장애인이 포함되는 등 지원이 시급한 가구는 동의가 없더라도 공무원이 직권으로 신청해 복지급여를 선제 지급한다. 추후 과다 지급이 확인되더라도 담당 공무원의 환수 책임은 면제된다.

지원 기준도 유연해진다. 발굴해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위기상황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넓히고 금융재산 선정 기준 상향을 검토한다. 기준에 조금 미달하더라도 현장 판단에 따라 지원할 수 있도록 '긴급지원심의위원회'를 활성화한다. 인구감소지역의 경우에는 자동차가 준필수재 성격인 현실을 감안해 기초생활보장 자동차 재산산정기준의 단계적 개선을 검토한다.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해 취약가구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을 연 1080시간으로 늘리고, 장기요양 단기보호 기관 등 노인 돌봄 인프라도 지속 확충한다. 자살 예방을 위해 자살시도자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자살예방센터가 즉각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읍면동 복지 담당 공무원 단계적 증원…직권 신청 인센티브 제공

정부는 이번 대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2만4000명 수준인 읍면동 복지 담당 공무원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직권신청 등을 통해 위기가구를 적극 보호한 공무원과 지자체에는 포상금 등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적극 행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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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복지급여 자동지급과 직권신청 실효성 제고를 통한 신청주의 개선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신청해야 지원하는 수동적 복지에서,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적극적 복지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함께 빈틈없는 복지안전매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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