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유 재고 급감, 휘발유·경유 가격 사상최고 근접”-우드맥켄지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미국의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의 석유 재고 급감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 소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2022년 6월 기록한 사상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만큼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가계 재정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에너지·천연자원 리서치업체인 우드맥켄지는 4일(현지시간) ‘미국 원유 재고 감소,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Falling US oil inventories put upward pressure on fuel prices)’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3주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엄청난 수”의 빈 유조선이 원유와 석유제품을 싣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주 우리는 그 결과를 확인했다. 해당 유조선 선단이 전 세계 시장에 절실히 필요한 공급 물량을 운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연료 시장이 더 빠듯해지고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두 달간 휘발유 가격 상승을 우려하던 미국 소비자들은 가계 재정에 추가 압박을 받고 있다.
4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적인 연료 가격 상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감수할 만한 대가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휘발유 가격은 내려갈 것이고, 돌처럼 떨어질 것”이라며 “물량은 아주 많다. 여기저기 널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부담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은 하루 142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5년 같은 주보다 33% 높은 수치다.
한편 미국의 석유 재고는 급감하고 있다. 전략비축유를 포함한 미국의 원유와 석유제품 총재고는 지난주 약 2410만 배럴 감소했다. 이는 주간 감소 폭 기준으로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다.
수급이 빠듯해지는 상황은 소매가격의 급등으로 반영되고 있다. GasBuddy.com에 따르면 미국 무연 휘발유 평균 소매가격은 갤런당 약 4.43달러로, 지난주보다 36센트 올랐다. 이는 2022년 6월 세운 사상 최고치인 갤런당 5.03달러보다 약 60센트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경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더 가까워졌다. 미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금요일 기준 경유 평균 소매가격은 갤런당 5.57달러였다. 역시 2022년 6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는 갤런당 약 5.82달러다.
연료 가격 상승은 행정부와 미국 경제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된 갤럽의 새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자신의 개인 재정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해당 조사가 진행된 25년 역사상 최고치다.
또 이번 주에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측정한 인플레이션이 3월 3.2%로 상승했다고 발표됐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근원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가장 주목하는 지표다. 에너지와 식품은 제외하지만, 기업들이 높은 연료비에 대응해 단행한 가격 인상은 반영한다.
11월 3일 중간선거가 이제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호르무즈해협의 상황과 세계 석유 공급에 관한 문제는 미국 정치에서 점점 더 중요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드맥켄지의 시각
지난주 미국 석유 수출 급증은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라 하더라도 세계 시장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국제 충격에 여전히 노출돼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나라 시장의 수급이 빠듯해지자 미국 원유와 석유제품은 시장 신호에 반응해 해당 국가들로 흘러나갔고, 이는 미국 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브렌트유와 미국 기준 유종인 WTI 간 스프레드는 최근 몇 주간 변동성이 컸지만, 두 시장은 대체로 함께 움직였다.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이후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약 58% 올랐고, 같은 월물의 WTI 선물은 약 55% 상승했다.
미국 연료비, 나아가 소비자 재정의 향방은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결정적으로 달려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호르무즈해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달 우드맥지 애널리스트들은 호르무즈해협이 계속 폐쇄될 경우 글로벌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유가 수준을 보여주는 분석을 발표했다. 해협 통항량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으면 세계 석유 공급은 하루 약 1000만 배럴 줄어들 것이다. 이에 맞춰 글로벌 수요를 충분히 줄이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야 한다. 이러한 가격은 대체 효과와 국내총생산(GDP) 하락을 통해 석유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원유 가격이 실제로 그 수준에 도달하면 미국 휘발유 가격은 현재보다 크게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게 되고, 세계 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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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미치는 복합적 충격은 지금까지 우리가 본 압박을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보이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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