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태국·스리랑카 폭우 사망자 1200명
실종자 1000명 육박…이재민도 수백만명
도로·통신망 붕괴로 마을 고립…구호도 난항
지난 한 주간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폭우로 12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스리랑카·태국·말레이시아 곳곳에서 산사태와 홍수가 잇따르며 수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 구조·구호 활동은 군 병력과 항공 전력에 의존하고 있으나, 도로·통신망 붕괴로 접근이 어려워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 강도·지속시간 증가에 더해 산림 파괴와 취약한 인프라 구조가 피해 규모를 크게 키운 것으로 분석한다.
"코끼리도 쓸고 갈 정도"…동남아 폭우 '악몽'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남아시아 지역에 내린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659명, 스리랑카에서 410명, 태국 181명, 말레이시아 3명 등 총 1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부상·실종까지 포함한 사상자는 2100명을 넘는다. 여전히 실종자는 많아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큰 피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발생했다. 현지 당국은 수마트라 일대에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과 다리, 도로가 통째로 쓸려나갔고 도로와 통신까지 끊긴 상황이다. 주민들은 "물살이 코끼리도 휩쓸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스리랑카는 사이클론 '디트와(Ditwah)'의 직격탄을 맞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 당국은 수만 채의 주택이 붕괴·침수되고 약 수십만 명이 피해를 봤다고 보고했으며 사망자는 수백 명으로 집계됐다. 태국 남부 역시 수십~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핫야이 등 도심 지역은 길이 2m 이상 잠기는 등 광범위한 침수 피해를 봤다. 말레이시아 북부·해안 지역에서도 수만 명이 대피했다.
구조 난항…식수 부족·감염병 우려까지
도로 붕괴와 산사태로 마을들이 고립되면서 구조 활동은 난관을 겪고 있다. 헬기·군 병력 중심의 구호 체계는 속도가 더디고, 물자 공급 지연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식량·의약품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스리랑카에서는 홍수 이후 고인 물과 쓰레기 탓에 뎅기열 등 감염병 확산 우려까지 제기됐다. 국제기구와 주변국에 지원을 요청하는 국가도 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생존자 수색과 함께 위생·의료·임시 주거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후변화에 집중 호우 기간·강도↑"
전문가들은 이번 인명피해가 극심했던 이유로 기후변화와 취약한 지역 인프라를 지목했다. 해수와 대기 온도 상승으로 사이클론이 더 빠르게 강해지고,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이 늘면서 한 번 비가 내릴 때 쏟아지는 강수량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온실가스로 인한 더워진 기후 때문에 폭풍을 분산시키는 윈드시어(수직 또는 수평 방향의 풍속 변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의 불법 벌목과 팜유 농장 확장이 산사태·홍수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수마트라 섬중부타파눌리의 지방정부 수장인 마신톤파사리부는 로이터통신에 "언덕에서 불법적으로 벌목하고, 많은 지역에 야자나무(팜)를 심은 것이 홍수와 산사태를 악화시켰다"며 "이 행위가 오랑우탄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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