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곰 인명피해로 골머리
도시 인구 이전으로 야산 방치
곰 서식지 사실상 넓어지게 돼
휴업 불사한 편의점·학교도 초비상
요즘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곰 피해' 소식이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곰이 인가에 내려와 사람을 습격하거나 하는 뉴스가 이어지는데요. 곰을 쫓는 호신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해요.
사실 일본에서 곰 피해 뉴스가 보도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만, 올해는 유독 피해가 극심해 논란이 됐습니다. 그런데 곰 피해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지방소멸이 지목되면서 일본 내 전문가들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데요. 오늘은 우리나라에선 떠올리기 어려운 일본의 곰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일본에는 최대 섬인 혼슈, 그리고 혼슈 남단의 시코쿠 지방에 흑곰이 살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에는 불곰이 살고 있고요. 규슈지방에도 원래는 흑곰이 살고 있었다고 하는데, 멸종이 됐다고 합니다. (없어진 곰은 현재 마스코트 쿠마몬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곰의 개체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데, 불곰의 경우 1990년도부터 현재까지 30년 동안 그 숫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인명피해도 늘고 있는데요.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곰으로 사망한 사람이 일본 전체에서 12명이라고 합니다. 사상 최악의 수치라고 하는데요. 곰의 발톱에 다치거나 물려서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물릴 경우 머리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아 치명상으로 이어진다고 해요. 부상자도 역대 최다 인원이라고 보고 있다는데, 목숨은 건져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일본은 그야말로 비상 상황입니다. 특히 등산객들의 안전이 위험해진 상황인데요. 원래는 방울을 들고 다니면 그 소리로 곰을 쫓는다고 했는데, 요즘은 이것도 효과가 없다고 알려지면서 방울 대신 다른 아이템들이 진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루라기부터 고추 추출물로 만든 스프레이까지 곰을 쫓는 호신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해요.
곰 퇴치 스프레이를 개발한 업체는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하는데요. 도쿠시마현의 한 업체가 곰 스프레이 개발에 성공하자 아사히신문과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10m 거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분사력을 강화했고, '등산 중에 잃어버리지 않게 고리를 달아달라', '분사 버튼을 빨리 누를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잘 빠지게 해달라' 등의 피드백을 고려해 만든 스프레이라고 해요. 곰을 사육하는 시설에서 분사 실험까지 해봤는 데 성공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요. 스프레이를 맞은 곰이 질겁하며 연못으로 세수를 하러 갔다고 합니다.
곰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데요. 이미 곰 출몰 지역에 위치한 학교에서는 스프레이를 배치해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아키타현에서는 곰 피해가 심각하다며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에게 자위대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조만간 덫 설치와 포획한 개체 운송 등을 위해 자위대가 파견될 예정이죠. 심지어 도쿄도에서도 '도쿄에도 곰 나옵니다!'라는 포스터 등을 배포하며 안전을 당부하고 있죠.
편의점 프랜차이즈 로손은 지난달 31일 곰 출몰 지역 점포에 곰 퇴치 스프레이를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도호쿠, 홋카이도 등 점포 100곳에 나눠 사용 방법을 교육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음식물 쓰레기 청소 등도 재검토하는 등 곰을 멀리하기 위한 각종 대책 강화에 나선다고 합니다. 여기에 곰이 가게 안에 들어올 수 없도록 자동문도 수동으로 전환하고, 곰이 싫어하는 저주파 발생 장치 등도 설치해 안전한 점포 만들기에 나선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자체의 지시가 있다면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휴업하는 것까지 검토 중이라고 해요.
곰 피해가 왜 이렇게 늘어난 것일까요? 흔히 떠올리는 것이 삼림파괴 등으로 곰이 서식지를 잃었다는 가설일 텐데요. 이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합니다. 일본의 삼림 면적은 지난 수십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있는 것처럼,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오히려 곰 급증의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지방소멸과 도시로의 인구집중이라고 합니다. 산촌이나 중산간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면서, 버려진 경작지가 야산으로 점점 변화한다는 것인데요. 원래는 마을 뒷산이 곰이 사는 지역과 마을 사이를 갈라놓는 경계 역할을 했는데, 사람이 빠져나가 그냥 방치되다 보니 여기까지 곰을 포함한 야생동물이 내려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산과 밭을 관리할 사람들이 없어지니, 오히려 사람들이 살던 생활권이 곰 활동에 적합한 환경으로 변했다는 것이죠.
그렇게 내려온 곰들은 어떤 기회로 사람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 방치된 과일 등을 맛보고 이곳에 맛있고 칼로리 높은 먹이가 많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를 학습하고 계속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출몰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내세우는 주요 가설입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저출산과 지방소멸이 빨리 시작됐는데요. 이 문제가 곰과 인간의 서로 달갑지 않은 조우를 앞당기게 된 셈입니다. 미래의 우리나라는 지방소멸로 어떤 시나리오를 맞이하게 될까요?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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