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총리 승격 앞두고 취임 50일 기자간담회
"알츠하이머 정복 등 난제, AI가 ‘연구소장급 동료’로"
"AI 바우처 사업 통해 국민 모두 체감할 서비스 추진"
"에이전트끼리 소통하는 시대 온다…통신 인프라 필수"
빅테크와 경쟁·협력 병행하는 '복합 전략' 강조
“부총리급 승격으로 R&D 예산권 강화 목소리 내는 중”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2일 취임 5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 영역에서 한국이 노벨상급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미래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알츠하이머 정복과 같은 난제를 인공지능(AI)이 '연구소장급 동료'로서 풀어갈 수 있다며, 제약·바이오에 AI를 접목한 연구가 한국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AI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보보호, 통신망, 위성·해저케이블 같은 인프라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몇 년 후면 누구나 AI 에이전트를 갖고 에이전트끼리 소통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통신 대역폭 확대와 인프라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도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신설 예정인 '과학기술 인공지능 장관회의'를 통해 "연구·개발(R&D) 예산 35조3000억원과 AI 예산 10조1000억원을 중복 없이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처 간 흩어진 AI 프로젝트를 플랫폼화·조율해 국가 차원의 시너지를 만들고, '모두의 AI'라는 기조 아래 소외계층과 학생 등 국민 모두가 AI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연합뉴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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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0일 소감이 궁금하다. 취임식 때 말했던 부처 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어떻게 되고 있나.

▲숨 가쁘게 달려왔다. 과기정통부가 가진 현안이 다양했고 제가 풀고자 했던 문제들과 갭도 있었다. 일 잘하는 과기정통부가 되기 위해 취임식 때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말했는데, 좋은 토론 문화가 이뤄지려면 부처 안에서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그동안 많은 보고서를 만들고, 보고서 기반의 토론보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많았는데 각 부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전달하고 공유하고 회의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온라인 회의도 활성화했다.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효율적인 업무 혁신을 통해 최적의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다.

-AI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 아닌가.

▲그런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AI에만 관심을 갖는 건 아니다. 실제 많은 현장 간담회가 과학계 쪽도 있었고 다른 분야에도 있었다. 지금은 단계적 접근을 해나가는 시점이다. AI가 과학기술 기반, 산업의 AX(AI 전환), 정보보호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기저에 깔려있어야 한다. AI에 관심을 갖는 것 이상으로 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관심이 많다.


-부총리급 승격 소감과 거버넌스 구상은.

▲AI 3대 강국을 달성하기 위한 준비가 충분한가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정부부처가 개별 AX 아젠다가 있다 보니 각자 달려가는 것 아닌가 싶다. 하나로 힘을 모으고 AI 과학기술 강국이 되기 위한 거버넌스 정립이 필요하다. 부처가 승격되면 이 부분에 더 집중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


-조직개편 방안을 구상 중일 텐데, AI정책실까지는 나왔는데 그 이상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부처의 조직개편을 통한 AI실 외에 구체적인 조직 구성은 저희가 더 구체화하고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AI 거버넌스를 하기 위한 조직 체계를 갖추는 거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우리 부처만의 고민이 아니라 유관 부처들과의 협의도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행정안전부와 상의도 하면서 조직 체계를 만들겠다. ICT 기반의 AI가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AI 3대 강국을 하기 위해서 파운데이션 모델, 컴퓨팅 인프라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통신망도 중요하고 위성통신, 해저케이블도 있다. 누구나 하나씩 AI 에이전트를 갖게 될 거다. 5~10년 후면 에이전트끼리 소통하는 시대가 열릴 거다. 그럼 더 많은 통신 대역폭이 필요할 거라서 인프라가 없으면 역량 자체가 제약적일 수밖에 없을 거다. 예를 들어 한국에 있는 나의 에이전트 AI가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AI 에이전트랑 소통하면서 활동하는 비전을 명확하게 갖고 관련된 AI 기술력 확보뿐만 아니라, 주변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다.


-과학기술 인공지능 장관회의가 신설된다. 실효성 확보 방안은.

▲과학기술과 AI 관련해서 전 부처가 모여서 논의할 수 있는 회의체가 없다. R&D 예산 35조3000억원, AI 예산 10조1000억원을 잘 쓰고 효율화시켜야 한다. 부처별로 AI 프로젝트 추진 시 중복적인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컴퓨팅 인프라나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같이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텐데, 이걸 다 따로 구축하게 되면 비용이 발생한다. 과기정통부가 AI를 전체 부처를 컨트롤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화시키고 조율하는 회의체로서 운영할 생각이다.


-'모두의 AI' 구체적인 그림은.

▲지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컨소시엄의 결과물을 잘 활용하고 서비스화시켜서 국민이 활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으나, AI 바우처 사업을 통해 국민들이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활용할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내 목표 중 하나는 모든 국민들이, 특히 소외된 계층들이 AI를 잘 쓸 환경 만들고, 대학생 말고 중고등학생도 많이 쓰는데 이들이 생산성 있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거다.


-피지컬AI 발전을 위한 데이터셋 확보 방안은.

▲미국이 중국을 왜 두려워하는지 알아야 한다. 중국은 다크팩토리(불이 꺼지고 자동화 로봇이 작동되는 공장)를 만들어 데이터를 어마어마하게 생산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다. 제조업 강점과 소프트웨어 유연성이 있다. 제조, 의료, 방산, K-콘텐츠 등 전략 산업 분야를 잡아서 데이터를 모으고 피지컬AI 기반을 만들겠다. 미국이 중국을 통해 두려워하는 부분을 한국이 역할하면 긍정적 협상 포지션을 만들 수도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유리한 포인트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 경쟁력을 갖추면서 피지컬AI를 향한 제조AX 기반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테크기업과의 협력 방향은.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빅테크 기업과 1대1 경쟁은 어렵다. 지금 소버린 AI만 강조하는 건 아니다. 한국도 경쟁할 수 있는 AI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필요한 부분에서 협력을 통해 확보하고,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부분은 미국 자본과 기술력을 끌어들이는 복합 전략이 필요하다. 복합 전략이 필요하다.


-노벨상급 성과가 나올 만한 분야는.

▲AI 바이오 영역에서 가능성이 크다. 많은 제약사가 투자하고 있고, 바이오 관련 문제들이 AI와 잘 접목되기 때문이다. 알파폴드가 노벨화학상을 받았던 건 가능성 때문이지 결과 때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멀티 스테이트 상태에서의 단백질 구조 예측을 AI로 푸는 연구를 하는 교수들이 있고 진전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알츠하이머 정복 문제도 (기업인 시절) 내가 도전했었는데, AI 적용을 통해서 진전된 결과가 나왔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 과학자들이 AI를 단지 도구가 아닌 동료, 연구소장급 능력을 갖춘 동료로 활용해 문제를 풀어가면 노벨상급 성과를 낼 수 있다.


-과학기술인재 문제 해법은.

▲지금 답을 낼 수 있을까? 못 낸다. R&D에 대한 매력적인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이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한국에서 이런 연구환경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정부 예산 삭감으로 신뢰를 잃었다. 한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국이 R&D를 하기 위한 매력적인 곳이라는 인식 전환을 시키는 게 큰 목표다.


-통신사 비롯 해킹 침해사고 자주 생기고 있다. 대책은.

▲해킹 이슈 근절 대책을 내놓고 싶다. 근본적인 원인은 AI 기술 발전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발전 속도 대비 방어 전략이 충분한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담당자들과 이야기해보면, 기업에서도 해킹 사고를 막으려 해커를 고용한다고 한다. 근데 또 이들이 기업에 와서 1년 일하다 보면 제너럴리스트 수준으로 역량이 떨어진다더라. 내부에서 원천 대책을 어찌 세울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여러 방안을 고민해야 할 텐데, 단말기가 출시될 때부터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된다든지, 해킹 기술 자체를 막기 위해 국가적인 해커를 잘 키우든지 대응할 체계를 만들어야겠다. 2차관 라인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대응하겠다. 프로세스 개선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통신사의 경우에는 개인정보 유출이었고 대기업이다. 중소기업이나 공장 같은 경우에는 랜섬웨어에 걸려 공장이 멈추거나 업무를 못 하는 사례가 많은데, 해커한테 협박당해 신고도 못 하고 돈 주고 끝내는 경우도 많다. 중소기업 해킹 대비 지원책은?

▲통신사는 자본력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투자 여력이 없어 해킹 이슈가 더 크다. 정부 차원에서 자금 지원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또한 종합적인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 정보보호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타겟팅해야 한다. 종합적으로 펼쳐놓고 좀 보고 있다.


-AI 관련 정부 프로젝트가 다양하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 꼽는다면? 그리고 해외 모델을 들여와서 산업 특화 AI 솔루션을 개발할 때 응용기술 측면에서 한국이 주도권 가져가는 것도 소버린 AI라고 볼 수 있나.

▲모든 프로젝트 중 컴퓨팅 인프라와 특화 AI 사례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소버린 AI 정의와 그 의미를 다시 말해보면,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AI 기술이 없다면 특화모델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 보면 미국이 많은 모델을 내고 있는데, 점점 '크로스 모델'로 발전 중이다. 미국이 플랫폼 서비스에 투자를 많이 했는데, AI 시장을 선도하면서 크로스 모델 선두를 달리려고 했더니 중국이 피지컬 AI 분야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


내가 소버린AI를 계속 주장했던 사람은 아니다. 포용적인 AI가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의 K-AI를 소버린AI로만 정의하고 싶지는 않다. 전 세계적으로 선택받는 AI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글로벌 탑3 안에 들어야 한다.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가 선택하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R&D 예산 조정권은 과기정통부에 있지만, 편성권은 여전히 기획재정부에 있다. 가져올 계획이 있나. 그리고 PBS 폐지 이후 대책은 뭔가.

▲R&D 예산권 강화는 우리 부처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문제점은 기술 전문가들이 R&D 예산을 검토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다. 검토 시간이 짧으면 부실함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진짜 필요한 R&D 예산을 적절하게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부총리급 부처로 조직이 격상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강하게 내고 있다.


PBS 문제는 대부분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찬성하고 있다. 이후 대책으로는 단계적 해결이 필요하지만, 출연연들이 임무 중심의 대형 과제를 수행하는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려고 한다. 전체적인 목표가 명확해지면 출연연이 더 안정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관련 정부 입장이 정리됐는지.

▲(류제명 2차관)데이터 센터 설립 관련 부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국토부 주관 협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 전체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종합적인 입장이 최종 정리되면, 그것을 토대로 다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AI 기술 발전을 위한 전력 문제 해결 방안은?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믹스 체계를 잘 준비해야 하지만, AI 컴퓨팅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SMR(소형 원자로 모듈)에 정부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SMR은 기존 원자로 대비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산업부는 경수로용 SMR, 과기정통부는 비경 수로용 SMR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 시점이 문제인데, 2030년 초 안으로 개발하고 싶지만, 실질적으로는 10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초등 저학년 AI 교육에 대한 입장은?

▲모두의 AI 관점에서 초등학생까지 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적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초등학생들은 AI를 통해 재미있게 접하고 창작물도 만들어보는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고민하고 부처 간 논의를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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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과학 진흥을 통한 국가 발전 계획은?

▲연구개발 특구를 계속 확산할 계획이다. 지역 AX 관점에서 대구 5000억원, 창원·경남·전북 1조원, 광주 6000억원 등의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미 실행하고 있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SPC 사업자 선정도 지역 중심으로 할 계획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R&D 지원이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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