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고용허가제 전면 검토
사업장 변경 횟수·지역 제한 완화 언급
중기 68.0% "계약 해지 요구 받아"
"규제 완화보다 조정 기능 강화 고민해야"

최근 논란이 된 외국인 근로자 '지게차 괴롭힘' 사건을 두고 정부가 고용허가제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힌 가운데 중소기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이 더 수월해지도록 하겠다는 건데, 현재도 폭언 등 사업주의 부당한 대우로 인한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규제를 더 완화할 경우 자칫 제도의 취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게차 괴롭힘'에 사업장 변경 완화 검토…中企 "악용 시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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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유연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법은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3년간(고용 계약 기간) 최대 3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해당 규정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23일 전남 나주의 한 벽돌 공장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가 화물에 묶여 지게차로 옮겨지는 영상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등 논란이 거세지는 데 따른 움직임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 지금보다 원활하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사업장 변경 시, 같은 권역 내에서만 이동을 허용하는 지역 제한과 사업장 변경 최대 횟수를 완화하는 방안 등을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게차 괴롭힘'에 사업장 변경 완화 검토…中企 "악용 시 속수무책" 원본보기 아이콘

중소기업계는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일부 외국인 근로자의 무분별한 사업장 변경 요구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업주가 많은 상황에서, 이전보다 규제가 완화될 경우 자칫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라는 제도의 취지마저 퇴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를 이용 중인 기업의 68%가 외국인 근로자로부터 사업장 변경을 위한 계약 해지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었고, 이 중 약 58%가 입국 후 6개월 이내에 이러한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추가 야근 수당 등 더 나은 근로조건을 지닌 사업장으로 옮기기 위해 태업, 무단결근 등의 방식을 사용해 사업주가 애를 먹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업장 변경 조건이 더 자유로워지면 일부 사업장으로만 인력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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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재도 사업주의 근로조건 위반, 임금체불, 폭언·폭행 등의 부당한 처우가 있을 경우엔 횟수 제한 없이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제도 악용에 따른 충분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단 지적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사업자 변경은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 사항을 고려했을 때 아주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사업장 변경 조건을 완화하기보다 외국인 근로자와 사업주 간 분쟁 발생 시 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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