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또 특허침해 소송 승소…UPC "특허 침해품 리콜"

글로벌 유통사 '레이저 컴포넌트' 상대 소송
UPC, 판매 금지·리콜 및 파기 명령
지난해 10월 LED 판매금지 후 두번째 승소

글로벌 광반도체 전문기업 '서울반도체'는 프랑스에서 자사의 핵심 광반도체 기술을 침해한 글로벌 유통 회사 '레이저 컴포넌트'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겼다고 29일 밝혔다. LED 분야와 관련해선 지난해 10월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에서 세계 최초로 8개국 판매금지 판결을 받은 데 이은 두 번째 승소다.

기존 LED와 서울반도체의 신기술 LED의 구성 비교도. 사진=서울반도체 제공

서울반도체에 따르면, 유럽 18개국에서 특허를 통합 관리하는 UPC의 프랑스 법원은 레이저 컴포넌트가 서울반도체의 기술을 침해한 사실을 인정해 제품 판매 금지 및 기존 판매 제품의 즉각 회수(리콜) 및 파기를 명령했다.

레이저 컴포넌트는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서 전자부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글로벌 유통사다. 서울반도체가 개발한 마이크로 LED의 필수 기술인 와이어(Wire)가 필요 없는 강건 구조의 '와이캅(WICOP)' 기술을 침해한 제품들을 판매한 사실이 확인돼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와이캅은 서울반도체 그룹의 계열사가 가진 특허 기술이다. 기존 LED 제조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세계 최초의 혁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와이캅 기술은 초소형화와 고성능이 요구되는 마이크로LED, 자동차 헤드램프, 스마트폰 플래시, 백라이트 등 매년 수많은 모델에 중요 기술로 채택되고 있다. 또 작으면서도 강건 구조를 실현해 패키징 제품에도 적용이 늘고 있다.

이 기술은 이전에 광반도체가 구조적인 제약으로 갖는 한계를 극복해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공지능(AI) 메모리 등에 쓰이는 실리콘반도체와 달리 광반도체는 갈륨, 인듐 등 여러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해 +극과 -극을 수직으로만 배치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기존 LED는 금선(골드와이어)으로 위아래 전극을 연결하는 방식이 필수적이었다. 서울반도체는 이를 세계 최초로 극복해 금선 없이 직접 연결하는 'No-wire' 기술을 개발했다. No-wire 기술은 빛 방출 효과를 극대화하고 온·습도에 강해 뛰어난 내구성을 갖춘 강건구조가 특징이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30년간 광반도체 분야에만 집중해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1만8000여 건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옴디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UV LED와 LCD용 백라이트 분야에서 세계 1위, LED 분야에서는 종합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