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재활용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EU 배터리 재활용 규제 적극 대응
中 합작법인 설립은 순연…유럽行 속도
LG에너지솔루션 이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및 환경 서비스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손잡고 유럽 내 최초 한·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순연된 상황에서 배터리 자원과 수요가 풍부한 유럽으로 글로벌 리사이클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기 위한 행보다.
29일 LG에너지솔루션은 DBG와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 브뤼에르 쉬르 우아즈에 신규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밝혔다. 2026년 착공해 2027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며, 연간 2만t 이상의 사용 후 배터리와 스크랩을 처리하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신규 합작법인은 현지에서 수거된 사용 후 배터리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을 안전하게 파·분쇄해 검은 가루 형태의 중간 가공품 '블랙 매스'를 만드는 전처리 전문 공장이다. 블랙 매스는 후처리 공정을 통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메탈로 재생산되고, 이후 양극재 생산과정을 거쳐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생산시설에 최종 공급될 예정이다.
양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생산 거점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을 통해 제공된 배터리 공정 스크랩과 DBG가 프랑스 및 인근지역에서 수거한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해 원료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15%를 차지할 만큼 배터리 수요가 큰 시장으로 향후 사용 후 배터리 자원 또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BG는 프랑스 메탈 재활용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프랑스 전역에 200여개가 넘는 수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빠르게 증가하는 프랑스의 사용 후 배터리 자원을 효과적으로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시장 진출에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계획했던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공장 설립을 순연한 바 있다. 합작공장에서 메탈을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의 난징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와 미·중 관세 전쟁의 상황 등의 영향으로 중국과의 사업 동력이 약해진 데 따른 결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연합(EU)의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 규정에 따라 2031년부터 유럽 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비율은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로 의무화된다. 2036년부터는 코발트 26%, 리튬 12%, 니켈 15%로 기준이 상향되는 만큼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규제 대응이 필수적이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협력을 통해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 구축은 물론, 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최고의 고객가치를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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