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서 구조된 中 남성 나흘 만에 또 구조 요청…황당한 이유는?

"휴대전화 놓고 왔다"…다시 산 올라
"두 번 다시 오르지 않겠다"고 말해

일본 후지산에 올랐다가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하산했던 중국인 남성이 나흘 만에 다시 등산을 강행했다가 또다시 구조대가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구조될 당시 놓고 온 휴대전화를 찾으러 다시 산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일본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후지산 전경. 연합뉴스

28일 NHK, 시즈오카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26일 오후 1시쯤 후지산 후지노미야구 등산로 8부 능선 부근에서 "사람이 쓰러져 떨고 있다"는 등산객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시즈오카현 경찰 산악구조대는 쓰러진 사람이 고산병 증세를 호소하는 것을 확인하고, 들것에 실어 5부 능선까지 옮긴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진찰 결과 큰 부상은 없었고 생명에도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등산객은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대학생(27·남)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 학생은 불과 나흘 전인 22일 후지산 정상 부근에서 구조된 인물과 동일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아이젠을 분실해 하산할 수 없다. 메스꺼움 증상도 있다"고 신고해 소방 헬리콥터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이 남성은 당시 구조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등이 든 짐을 산에 놓고 왔는데, 이를 찾기 위해 재차 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하산 도중 컨디션 저하로 어려움을 겪어 또 구조대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남성은 구조 당국에 "두 번 다시 오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후지산은 현재 등산 금지 기간으로 산장 등도 닫혀 있어 위험하므로 등산은 삼가달라"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후지산은 원칙적으로 매년 7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약 두 달 동안만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를 개방한다. 올해 후지산의 공식적인 입산 개방 날짜는 야마나시현 루트가 7월 1일, 시즈오카현 루트가 7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일본 현지 누리꾼들은 "얼마나 폐를 끼치는 일인지 생각하지 않는 행동" "비상식적인 행위에 대한 구조에는 벌금이 필요해 보인다" "조난의 구조나 수색에 든 비용은 실비 청구해야 한다" "입산에 더 엄격한 룰을 도입해야 한다" "등산을 할 때는 국적 불문하고 보험을 필수로 해야 한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