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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칼럼]대선캠프에 진격하는 장군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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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칼럼]대선캠프에 진격하는 장군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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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대통령 선거가 결정되면서 각 당에서는 대선캠프 꾸리기에 정신이 없다. 정치권보다 더 바쁜 사람들도 있다. 예비역 장성들이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예비역 장성을 비롯한 장교 90여 명이 모이더니 너도 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겠다며 나서고 있다.


대선 때마다 예비역 장교들이 모이는 이유는 하나다. 소위 ‘한 자리’를 위해서다. 대선이 끝나면 캠프에 있던 예비역들은 군 관련 자리를 꿰차왔다. 보훈부, 병무청은 물론 국방부 산하기관이 대표적이다. 각종 학술단체와 협회장까지 넘볼 수 있다. 대사직도 차지한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주나이지리아대사로 임명된 김판규 전 해군 참모차장(예비역 중장)은 윤석열 대선 캠프 ‘미래국방혁신 4.0 특별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이 밖에 류제승 주아랍에미리트 대사(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이왕근 주콜롬비아 대사(전 공군 참모총장),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신만택 주동티모르 대사(전 육군 부사관학교장), 이서영 주호놀룰루 총영사(전 주미 국방무관), 김진형 주피지 대사(전 해군 군수사령관) 등 줄을 잇는다.

방산 관련 정부 기관도 마찬가지다. 방사청장엔 석종건 청장(육사 45기), 국방과학연구소장엔 이건완 소장(공사 32기), 국방기술품질원장엔 신상범 예비역 육군 소장(육사 41기)이 자리를 차지했다. 방산과 관련 없는 이력이지만 대선이나 대통령 소속 위원회 등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은 인사라는 평가다. 기업에도 낙하산 인사가 만연한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대표적이다. 강 사장은 공사 30기다. 강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대폭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3개월 사이 20여명의 임원이 집으로 돌아갔다. 빈 공백은 공군 출신과 자신이 몸담았던 단체의 인물들로 채웠다.


대선 캠프에는 ‘줄 잘 서는 사람’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앞으로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표퓰리즘으로 만들어진 병사 월급 인상과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선공약 혹은 정책으로 병 복무기간이 줄어 지금은 육군과 해병은 18개월, 해군은 20개월, 공군은 21개월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보병이 숙련도를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을 분석한 결과, 최소 16개월 이상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니 숙련도 높은 병사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라트비아는 징병제를 부활시켰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차기 독일 총리는 징병제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병사월급 인상으로 인한 군 간부들의 박탈감도 회복시켜야 한다. 소위와 하사 1호봉 월급은 2025년 184만원과 179만원이다. 수당을 더해 250만원 정도 받지만, 세금을 제하면 병사월급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군 간부 지원율이 떨어지는 이유다. 연금 전문가도 필요하다. 올해 3월 개정 국민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군인연금에 대한 언급은 없다. 202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한 연금 충당채무는 1230조원에서 1313조원으로 83조원이 증가했다. 전문가를 영입해 보험료율 인상, 연금 피크제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선 캠프에 줄을 서는 예비역 장교들에게 묻고 싶다. 12·3 계엄군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국민들 앞에서 자신이 국방, 방산 전문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를.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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