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대선정국 경제 삼킬라…멈춰선 경제외교 복원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선 정국에 돌입하면서 한국 경제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성장 파고와 미국발(發) 관세 폭격 등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나라 안팎의 변수들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까지 2개월 국가 리더십 공백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계엄 사태 이후 넉 달 가까이 표류해온 한국 경제가 대선 블랙홀에 휩싸이며 경제 현안들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6월 대선까지 대내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게 된 최상목 경제팀에 힘을 실어 경제외교 복원에 발 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20 가는 최상목…경제외교 복원 시동
관세 협상 채널 가동 대외 리스크 차단 주력
'새 정부서도 인정되는' 통상 대표단 구성해야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는 23~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총회에 참석한다. 지난 2월 불발됐던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국 카운터파트와의 양자 면담도 추진 중이다. G20 재무장관회의는 주요국 경제금융 수장들이 모이는 다자회의로, 이번 회의를 계기로 관세 대응 등 경제현안 논의의 물꼬를 트고 전략적 연대에 나서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방미 일정과 연결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을 설명하고 불필요한 불안 확산을 진화하는 등 대외신인도를 사수하기 위한 활동에도 나선다.
앞서 지난 2월 대대행 체제의 한계 속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회의에 불참했던 최 부총리의 G20행으로 계엄 사태 이후 넉 달 가까이 중단된 경제외교 복원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G20 회의 기간 중 미국을 비롯해 고율 관세를 맞은 경쟁국 재무부 장관과 개별 면담을 하고, 통상 등 민감한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조율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양자 면담할 국가와 신용평가사 면담 대상 등은 현재 조율 중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관세의 칼을 휘둘러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보복관세로 맞서며 글로벌 관세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과 경제에 유탄을 막을 경제외교가 절실해졌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8~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면담하고 25% 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협상에 나선다. 3월에 이어 두 번째 면담이다. 탄핵 정국에 국가 리더십 부재 속 산업부가 대미 통상 협상을 이끌어왔지만 부처 간 조정기능이 없는 상황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앞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지난달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두 차례 만났으나 빈손 귀국했다.
미 정부가 오는 6월 대선 이후 바뀔 이들을 실질적인 협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지 않은 만큼 새 정부에서도 인정될 수 있는 대표단을 시급히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탄핵정국에 관세대응 골든타임을 놓쳐 25%라는 안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협상의 여지는 있다"면서 "여야가 합의한 대표단이나 경제부총리가 총괄하는 실무협상대표단을 구성해 전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車산업 지원 등 성장 불씨 살릴 마중물
동력 얻은 추경 편성…재정 확대 기조 빠른 전환 필요
정부는 우선 미국 관세 폭탄을 정면에서 맞은 자동차 산업에 3조원 수준에서 긴급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곧 발표한다. 내수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6월 말 일몰 예정인 신차 개별소비세(개소세) 감면 추가 연장을 비롯해 각종 세제 지원 방안도 담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정책금융 지원 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산업은행 등의 기존 지원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IBK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들은 기업 경영 지원과 산업 사업재편 등 산업구조 고도화 등에 올해 역대 최대인 248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 산업 지원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달 미래차 등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신설한 첨단전략산업기금 지원도 연내 개시한다. 국회에서 관련 산업은행법 개정안과 정부보증 동의안이 통과되면 5년간 최대 50조원 규모로 지원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첨단전략산업기금 50조원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공동발의를 추진 중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출범시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구조조정 폭탄도 차기 정부로만 넘길 일이 아니다. 중국발 공급과잉 등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도 생존을 가르는 골든타임을 넘기지 않기 위한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논의는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장기화로 한 발도 진척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편 과정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정부 주도의 산업 개편 작업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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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기 전에 정부의 10조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빠르게 추진해 하반기에는 정책 모멘텀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강 교수는 "당장 대선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추경 집행이 긴요하다"며 "추경은 전 국민 소비쿠폰(지역화폐)에만 집중하기보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소상공인 지원과 관세 충격을 완충할 수 있도록 통상 분야까지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경안을 아직 제출하지 않았으나 여야 이견이 없을 재해·통상·민생 등 필수사업을 추려 10조원의 추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영남권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가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세수 진척 전망도 밝진 않은 만큼 우선적으로 긴급한 10조원의 추경안을 통과시킨 뒤 세수 진도율을 확인하면서 부족 시 추가 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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