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인상…대만 정부 "사용자 부담 원칙"
대만 정부가 대규모 전력 사용자(特大戶)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와 4월부터 전기 요금을 10% 이상 인상하기로 협상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12일 보도했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일반 민생용 전기 가격은 기본적으로 인상되지 않지만, 대규모 전력 사용자는 '사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요금 조정에) 동의하면 전기 요금 심의회에서 조정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가 발표한 '2023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TSMC의 에너지 소비량은 247억7500만㎾h로 2022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는 대만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8.96%, 대만 전체 공업 부문 전력 소비량에서는 16.2%를 차지한다.
지난해 TSMC는 2조8943억 대만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는데, 매출에서 3, 5,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다. 모두 전력 소모가 많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하는 공정이다. 올해는 전년보다 매출이 20% 성장하고 2㎚ 양산에 들어가는 등 첨단 공정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TSMC의 전력 소비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자유시보는 반도체 업계에서 대만 정부가 올해 초부터 TSMC와 UMC 등 전력 사용이 많은 반도체 업계 주요 기업과 전기 요금 인상 등 문제에 대해 소통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TSMC는 협상 결과 4월부터 전기 요금을 최소 10%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TSMC는 전기 요금 인상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만 업계에서는 TSMC의 연간 수익이 1조 대만달러를 넘는 만큼 전기 요금 상승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성숙 공정 업체나 손실을 보고 있는 업체는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자유시보는 보도했다.
대규모 전력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전기 요금 인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작년 4월 2년 연속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고 연간 전기 사용량 50억㎾h 이상 조건을 충족한 10여개 기업에 전기 요금을 15~25% 올린 바 있다. 전기 요금 25% 인상에 해당하는 연간 사용량 150억㎾h 이상 기업은 대만에서 TSMC가 유일하다.
한편, 대만전력공사 대변인은 다음 달 전기요금 심의위원회 전 TSMC와 다시 소통할지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