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후 그린란드 매입 야욕 드러내
영토 야욕에 덴마크서 풍자 캠페인 인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밝힌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야욕을 조롱하는 캠페인이 덴마크에서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은 최근 덴마크에서 '캘리포니아를 사자'(Buy California) 온라인 청원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청원은 1조 달러(약 1454조원)를 모금해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를 인수하자는 게 골자다. 50만명의 서명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청원에는 현재까지 2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청원서는 "지도를 보면서 문득 '덴마크에는 더 많은 햇빛, 야자수, 롤러스케이트가 필요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있습니다"라면서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캘리포니아를 사들입시다!"라고 제안한다. 또 해당 청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따라 "캘리포니아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청원은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청원 홈페이지에는 "덴마크와 달리 캘리포니아는 1년 중 300일은 햇살이 쨍쨍하다. 장화 대신 슬리퍼를 신는다고 상상해보라", "디즈니랜드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덴마크 출신 세계적인 동화작가) 랜드로 바꾸고, 바이킹 모자를 쓴 미키마우스를 만들자",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아보카도 90%를 생산한다. 아보카도 토스트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등 조롱 섞인 설명이 가득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부터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해 덴마크와 외교 갈등을 빚었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에 다시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아울러 청원서에는 '트럼프가 캘리포니아를 팔아야 하는 이유'도 명시돼 있다. 청원은 "솔직히 트럼프는 캘리포니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를 '연방에서 가장 망가진 주'라고 불렀고, 수년간 캘리포니아 지도자들과 불화를 겪어왔다"며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면 트럼프가 캘리포니아를 기꺼이 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청원에 참여한 이들이 남긴 댓글에도 각종 조롱의 댓글이 달렸다. 한 시민은 '바이킹'의 이름으로 "조상들은 새로운 땅을 찾아 바다로 갔지만, 우리는 칼을 들지 않고도 캘리포니아를 정복할 수 있다. 지갑만 있으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캘리포니아를 인수하면 디즈니랜드의 이름을 덴마크 출신 세계적인 동화작가의 이름을 붙여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랜드'로 바꾸겠다거나 미키 마우스가 바이킹 헬멧을 쓸 수도 있다는 등의 풍자도 있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부터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해 덴마크와 외교 갈등을 빚었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에 다시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파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덴마크 정부도 그린란드를 미국에 전혀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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