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센터 가보니
디지털 전문교육·일자리 연계
“평균 나이 52세”…최고 경쟁률 13대 1
지하철 강남구청역 3번 출구와 지하로 연결된 더피나클강남빌딩에는 ‘강남구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센터’가 있다. 약 70평(230㎡) 규모의 센터는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으로 작년 1월 정식 개관했다.
지난달 15~16일 오전 이곳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진행됐다. 20여명의 수강생 평균 연령은 50대 초반. 젊은 강사는 이틀 동안, 챗(chat) GPT를 사용할 때 어떤 프롬프트를 단계적으로 넣어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챗GPT를 활용해 블로그 글쓰기나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어떻게 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지, 작사·작곡이나 시각물 창작, 사업계획서 작성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강의했다.
장재영 강사는 “이틀만 배워도 일상생활에서 잘 활용할 수 있고, 업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인구 10명 중 넷은 신중년
김승훈 강남구 일자리정책팀장은 “여느 일자리센터와 다른 점은 디지털 전문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해 지원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중년은 65세 이상의 노년층과 20~30대 청년 사이의 40~64세 세대를 지칭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서울에서 신중년 세대는 38.2%(356만명)다.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신중년이다.
센터 이용자의 평균 연령은 52세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거나 새 일자리를 찾고 있는 주 연령층이 이 나이대다. 강남구는 이들 세대가 4차산업 등 디지털 신산업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거나 역량을 넓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센터를 만들었다.
그래서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90% 이상이 디지털 교육이다. 지난해 진행한 45개 과정 중 13개 과정이 32~80시간짜리 집중과정이었다. 과정당 20시간 이상 프로그램만 절반 이상이다. 센터는 전직 지원 입문과정과 전문가 심화 상담·컨설팅도 지원한다.
김 팀장은 “지난해 30개 기업을 발굴해 신중년 인턴 40명의 참여를 지원했고, 교육 이수 후 창업을 포함해 125명이 취업하는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신중년 몰려…수강 경쟁률 13.3대 1
지난해 ‘디지털 마케터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한 김진아(여·50·가명)씨는 센터의 1대 1 취업심화 상담과 신중년 인턴십을 거쳐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강남구는 하나금융그룹과 협력해 지난해 1월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센터'를 개관했다. 개관 축하 테이프 커팅식에는 조성명 강남구청장(사진 왼쪽 네번째)과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강남구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예비 창업자나 창직자가 주로 듣는 ‘디지털 크리에이터 양성과정’의 경우 지난해 13.3대 1의 모집 경쟁률을 기록했다. 24명을 뽑는 68시간짜리 교육에 320명이 몰렸다. 집중과정의 평균 경쟁률은 4.7대 1이다.
센터 입지와 프로그램 외에 장점이 더 있다. 전 과정 교육비가 무료라는 점이다. 집중과정에 참여하려면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야 한다. 강남구민만 수강신청이 가능하다. 다른 구민들은 하나금융그룹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4050 신중년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하나파워온 챌린지 세컨드 라이프’ 사업을 활용할만하다. 조건에 맞는 서울시민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센터의 황성철 센터장은 “뛰어난 개인 역량을 갖고 있지만, 나이에 떠밀려 퇴직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곳에서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젊은 세대와 융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길러 재취업하려는 분들이 많이 지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59세인 황 센터장 역시 5년 전 대기업에서 퇴직한 후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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