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환경 위험성 토로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구속된 뒤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일으키자,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한 외신기자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건물 외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19일 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인 라파엘 라시드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날 새벽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뉴스 영상을 공유하며 "윤석열 지지 세력의 충격적인 폭력"(Sickening violence from the pro-Yoon thugs)이라고 썼다.
라시드 기자는 이어서 "여러 해 동안 한국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면서 물리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맹목적인 분노는 정말 무섭다. 이들은 시위대가 아니라 이성을 잃은 폭력 세력"(But the blind rage of Yoon's supporters is genuinely frightening. These aren't protesters: they're violent thugs who've lost all sense of reason)라고 비판했다. 라시드 기자는 국내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유력지에 기고하고 있다.
다른 외신들도 해당 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며 긴급 타전했다. AP통신은 "윤석열 구속 결정 이후 지지자 수십명이 침입해 폭동(Riot)을 일으켜 정문과 창문을 파괴했다"며 "이들은 플라스틱 의자, 경찰 방패를 사용해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 상처를 입은 경찰관들은 구급차에서 치료받는 모습이 목격됐다"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유리를 깨는 등 폭동으로 번졌다"며 "현장 부근에는 여전히 일부 지지자들이 머물며 경찰과 취재진을 향해 비판적인 말을 쏟아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오늘 새벽 서부지법에서 발생했던 상황을 전해 듣고 크게 놀라며 안타까워했다"며 "대통령은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줄 것을 당부했고, 경찰도 강경 대응보다 관용적 자세로 원만하게 사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사법 절차에서 최선을 다해 비상계엄 선포의 목적과 정당성을 밝힐 것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말씀했다"라고 덧붙였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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