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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빨래 지시까지…경비원 갑질 피해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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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달 15일까지 피해 상담 47건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00여일이 지났지만, 아파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 앞에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들과 경비노동자들이 1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 앞에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들과 경비노동자들이 1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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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4월 15일까지 접수된 이메일 상담 요청 중 아파트 등 시설에서 일하는 경비, 보안, 시설관리,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상담이 47건에 달한다고 21일 밝혔다. 상담자들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은 주로 관리소장, 입주민, 용역회사 직원들이었다.

한 노동자는 "관리소장의 부당한 업무지시와 사적인 빨래 지시가 너무하다는 생각에 분리 조치를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어 노동청에 진정했다"며 "증거를 제출했는데도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하고 사건이 종결됐고, 이후 회사는 계약만료를 통보했다"고 호소했다.


2019년 발간된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94%가 1년 이하의 단기 계약을 맺고 있었으며, 3개월 계약도 21.7%에 달했다. 초단기 계약을 맺고 있는 경비원이 입주민과 갈등을 빚으면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는 일이 많다.


경비 노동자에 대한 괴롭힘 문제가 '원청 갑질' 문제와 닿아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비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한 용역회사의 경우, 관리소장이나 입주민의 의사에 반하면서까지 경비 노동자를 보호하고 나설 가능성이 작아서다.

직장갑질119 임득균 노무사는 "다단계 용역계약 구조에서 경비노동자들은 갑질에 쉽게 노출된다"며 "공동주택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갑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내 직장 내 괴롭힘의 범위를 확대하고, 단기 계약 근절·용역회사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14일 서울 강남 한 아파트 경비노동자 박모 씨가 관리소장 갑질을 호소한 뒤 사망했다. 박씨 사망 이후 직장 동료였던 경비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해자로 지목된 관리소장의 사과와 해임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파트는 같은 해 12월31일 경비 노동자 76명 중 44명에게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노조는 아파트 측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에 맞서 지난 1월 10일부터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투쟁이 100일째를 맞았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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