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대선 3연임 노리는 마두로
"공정 경쟁 입각한 선거 절차 무시"
6개월 석유 판매 라이선스 연장 안 해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가스 수출을 다시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7월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장기 집권을 노리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약속했던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국무부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현재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베네수엘라 여당 측이 야당과 합의한 민주적 선거 로드맵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6개월간 한시적으로 발급한 베네수엘라의 석유·가스 판매 라이선스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제재는 2016년 미국 공화당 집권 시기 정점을 찍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집권한 마두로 대통령을 부정선거를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고, 2019년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수출을 제한했다. 이후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마두로 정권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로 야권과 합의하자 베네수엘라산 석유와 가스, 금 거래를 승인하는 6개월짜리 라이선스를 부여하며 제재를 완화했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은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실격시키기 위한 집중 견제에 들어갔다.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이 포진한 현지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마차도 후보의 과거 비위를 문제 삼으며 공직 입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마차도의 후임자로 지명된 인물은 온라인 후보 등록이 차단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현재 베네수엘라 '민주 야권 연합'(PUD)은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를 잠정 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 같은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결정에 당시 미 국무부는 "경쟁에 입각한 대선을 치르겠다는 마두로 정부의 약속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규탄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마두로를 위시한 세력들이 민주 야당이 원하는 후보를 등록하지 못하게 하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괴롭히고 협박하며, 수많은 정치 행위자와 시민 사회 구성원을 부당하게 구금한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들을 지체 없이 석방해 모든 후보와 정당이 선거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제재 결정에 대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마두로는 지난 15일 전국 방송에서 "미국이 모든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식민지가 아니고 라이센스가 있든 없든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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