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반도체 수출 52.8% 급증, 2017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
수출 개선세 지속되면서 2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이어질듯
반도체 수출 개선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1월 경상수지가 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호황이 이어지면서 2월에도 경상수지는 흑자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 경상수지는 전월 기록한 74억1000만달러에 비해 계절적 요인으로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작년 5월 이후 9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견인했다. 1월 수출은 55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7% 증가했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최대폭이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반등한 뒤 넉 달째 증가세다.
반도체 수출 52.8% 급증, 2월에도 증가세 이어질 듯
1월에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52.8% 급증하면서 수출 개선을 이끌었다. 1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017년 12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며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승용차 수출 역시 24.8% 증가하면서 개선세가 이어졌으며 기계류가 16.9%, 석유제품이 12% 증가했다.
1월 수입은 509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1% 줄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전년 같은 달보다 11.3%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화학공업제품, 석탄의 감소율이 각 42.3%, 16.3%, 8.2%로 집계됐다. 하지만 원유(+6.0%)와 석유제품(+24.2%) 수입은 늘었다.
수출은 증가하고 수입은 감소하면서 1월 상품수지 흑자는 42억4000만달러로 작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달 73억5000만달러 적자가 났던 것과 비교해서도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한은은 수출 상황이 좋아지면서 1월에 이어 2월에도 상품수지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송 부장은 "2월 통관기준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월에 비해 40억달러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 중"이라며 "2월에는 경상수지 흑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27.1%), 동남아(+24.4%) 등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중국(+16%), EU(+5.2%)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로 전환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중국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에 끼치는 중국의 영향이 예전보다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웅용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구조가 변하면서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쓰더라도 과거처럼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중국이 우리나라의 중간재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이며 한국에서 진출하는 기업들도 이제 베트남 같은 다른 나라로 많이 이전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는 지속
상품수지와 달리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12월(-25억4000만달러)보다 적자 폭도 커졌다. 출국자 증가와 함께 여행수지 적자가 14억7000만달러에 달했고 지식재산권수지도 5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16억2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국내기업의 해외자회사 배당수입이 줄면서 전월(24억6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 순자산은 28억1000만달러 늘었으나 전월(56억8000만달러) 대비 증가폭은 줄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21억6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2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5억1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65억2000만달러 늘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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