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책무구조도 도입 위해…금투협, 증권사 15곳 준법감시인과 영국행
금융권 책무구조도 7월 시행
대형 증권·윤용사 내년 7월까지 제출해야
금투협, 책무구조도 표준안 마련·TF 가동
책무구조도의 선진 사례를 학습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증권사 15곳의 준법감시위원들과 함께 영국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책무구조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에 따른 증권업계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해 현지 실태 조사를 하고, 사례를 참고하기 위한 취지다. 금투협은 자체적으로 책무구조도를 마련하기 어려운 중소형 증권사를 위해 책무구조도 관련 표준 예시안을 마련하고, 증권업계 정보 공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할 방침이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1월2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4년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6일 금투협에 따르면 이봉현 금투협 자율규제본부장(상무)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15곳의 준법감시위원들은 2월 말 영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들이 영국에 방문한 이유는 책무구조도의 영국 사례를 참고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른 위임사항을 구체화하고자 시행령 및 감독규정에 대한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했다.
작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지배구조법은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사전적으로 기재해두는 책무 구조도가 핵심이다. 책무구조도는 임원에게 내부통제에 대한 관리조치 의무를 부여하고,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을 명확히 구체화해 명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은 책무구조도를 최초로 도입한 국가로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책무구조도와 관련해 지급, 청산·결제, 투자관리, 금융·투자자문 등 총 27개 총괄 책무를 두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영국 현지 로펌, 컨설팅을 진행하는 회계법인, 국제자본시장협회 등을 방문해 제도 시행과 관련해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며 "증권사, 운용사의 경우 유예기간이 부여됐지만 각 회사 모든 업무와 조직체계에 따라 책무를 열거하려면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작업이므로 지금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책무구조도 제출 시기는 업권과 자산 규모에 따라 다르다.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자산 5조원 이상 증권사와 운용자산 규모 20조원 이상 대형 운용사는 내년 7월까지, 이밖에 회사들은 2026년 7월까지 이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책무구조도 자체가 이번에 신설됐던 만큼 업계에선 난감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어떻게 실시하면 되는지 사례가 없었던 만큼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책무구조도를 마련하는데 '감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지주, 금융사, 대형 증권·운용사들은 국내 로펌과 계약을 맺어 자문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소형사들의 경우 조직체계, 정관, 시스템을 책무구조도 도입에 맞춰 갖춰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금투협은 이러한 업계 고충을 반영해 표준투자권유준칙처럼 책무구조도 표준 예시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올해 1월 취임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금융투자업계의 '책무구조도 표준 예시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책무구조도가 있다고 해서 사건·사고를 100% 근절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특정 부서나 직원들만 하던 내부통제 업무를 전 임원이 자발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협회 차원에서 책무구조도 표준안을 만들어 업계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올해만 893% 폭등"…너무 올라 불안한데 더 오른...
다만 각 회사 업무에 따른 조직체계와 역할, 책임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하고, 면책 기준 등 세부적인 내용을 담아야 하므로 예시안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투협은 이와 함께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에 맞서 금융투자업계 간 의견을 공유하고 각 사 시스템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개별회사 부장급이 참여하는 TF를 꾸려 운영할 계획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