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서 벼를 생산하는 것처럼, 숲에 나무를 심어 목재를 수확(벌채)하는 과정이 우리에게 조금은 친숙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2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남 청장은 “우리는 해마다 논에 벼를 심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주식인 쌀을 얻는다”면서 “목재 수확 역시 산림경영의 일환으로 이해되고, 산림 현장에서 필요한 자원을 얻고 다시 채워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970~80년대 치산녹화로 헐벗었던 산림에 푸른 옷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동안 입목축적도 늘었다. 산림 1㏊당 입목축적이 1980년대 22㎡에서 2000년 63㎡, 2010년 126㎡ 등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룬 것이다. 2022년에는 입목축적이 172㎡로 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8㎡)을 훌쩍 웃돌았다.


입목축적은 일정 면적 안에서 생장하는 나무의 총부피를 의미한다. 입목축적 양이 늘어날수록 나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목재의 양도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산에 푸른 옷을 입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나무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셈이다.

남 청장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으로 황폐해졌던 우리나라가 치산녹화 사업으로 산림을 빠르게 복원·성장시킨 것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주지의 사실”이라며 “현재는 산림경영을 통해 산림이 주는 경제·사회·환경적 풍요로움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자부했다.

“쌀처럼 목재도 수확…산림자원 순환·효용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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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거의 패러다임(단방향의 자연보호 인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조림→숲 가꾸기→목재수확(벌채)→조림’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산림을 그저 보호의 대상으로만 정의·관리할 것이 아니라 보호와 활용의 사이에서 조화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 청장은 “보호할 숲은 보호하되, 자원으로 활용할 숲은 별도로 관리·운영하자는 것이 현재 산림청이 추구하는 일관된 산림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태적 가치를 가진 산림을 온전히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자원으로 활용할 숲과 나무는 적정한 시기에 수확하고, 비워진 자리를 새로운 나무가 다시 채워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과정이 산림경영의 기본이고, 기후변화 대응에 적정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목재 수확에 대한 국민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이를 해소하는 것은 산림청의 숙제로 남는다. 남 청장은 “나무를 베어 내는 것에 막연한 거부감 또는 과거 치산녹화 당시부터 이어져 온 강한 자연보호 인식이 목재 수확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운다”며 “반면 과거와 현재 상황이 달라진 만큼 국민 인식을 개선해 자원으로써 산림의 효용성을 높여가야 한다는 것이 산림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목재 수확의 부정적 이미지는 국산 목재 자급률 저조로도 이어진다. 2022년 기준 국내 연간 목재 소비량은 2968만㎡로, 국산 목재 자급률은 15%에 그쳤다. 친환경 소재로 일상에서 목재의 쓰임이 차츰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작 국산 목재 자급률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충당되지 않는 목재 대부분을 수입해야 한다. 지난해 해외에서 목재를 수입하는 데 44억달러(7조원 상당)를 지출한 것으로 산림청은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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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청장은 “산림청은 목재 수확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도적으로 목재 수확 후 3년 이내 조림을 의무화(산림보호법 명시)하고, 정해진 구역 안에서 목재를 집중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경제림 육성 등)을 마련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막연한 거부감과 반대보다는 산림의 보호와 활용 사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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