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면책특권'은 대통령이 행한 공식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하는 권리다. 다만, 이 권리는 대통령이 재직 중에만 적용되며, 대통령이 행한 비공식적 행위나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된 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통령선거 전복 공모 혐의와 관련해 면책특권 적용 여부를 가리는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판사들을 향해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취한 행동은 의회에서 탄핵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에만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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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지난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사건인 1·6 사태를 수사해온 연방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선거 진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사태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 면책 특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기각해줄 것을 연방 법원에 요청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타냐 처칸 판사는 당시 "전직 대통령들은 연방 형사 책임에 대해 특별한 조건(면책 적용)을 누리지 못한다. 피고인(트럼프)은 재임 중 행한 범죄 행위에 대해 연방 수사, 유죄 판결, 처벌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워터게이트'의 주인공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는 1973년 가을부터 하원에서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했다. 당시 리언 자워스키 특별검사는 닉슨 대통령의 혐의를 파헤치는 등 강도 높게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과 여러 참모를 기소했지만, 닉슨 대통령은 '기소되지 않은 공모자(Un-indicted Co-Conspirator)'로 지정돼 끝내 기소하지 않았다. 이후 닉슨이 스스로 사임해 자워스키 특별검사가 닉슨을 기소할 수 있게 됐으나, 후임인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닉슨을 사면하면서 닉슨은 형사 소추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면책특권 주장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는 등의 행위는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앞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혐의에 대한 형사상 면책특권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해달라고 미국 연방대법원에 요청했으나, 연방대법원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려는 특검의 의도는 좌절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지지도 1위를 유지하며 끝까지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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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은 아이오와주에서 시작되는 공화당의 첫 대선후보 경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자신에 대한 수사·기소를 바이든 정부의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을 무대로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 주장에 대해 항소법원 판사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도됐다. 영국 가디언은 항소법원이 기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고, BBC 방송은 연방 대법원까지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뉴스속 용어]트럼프의 '면책 특권' 주장 먹힐까? 원본보기 아이콘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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