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레베카’ 반전 재미에 폭발 가창력까지…이유 있는 100만 관객몰이
반전에 서스펜스 더한 긴장함 가득
공연장을 가득 메운 호소력 있는 울림
옥주현 존재감 두드러져
“저는 일주일에 10프랑을 받는 고용인이라고요. 저를 고용하실 건가요?”
반 호퍼 부인의 몬테카를로 여행을 보필하는 고용인인 ‘나’와 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막심 드 윈터의 사랑은 급작스럽다. 첫 대면 후 며칠 만에 막심 드 윈터는 청혼을 하고, ‘나’는 그 말이 믿기지 않아 “지금 절 고용하시는거냐”고 되묻는다. 결국 ‘나’는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하고 맨덜리로 가서 대저택의 안주인이 된다.
1막은 ‘나’가 맨덜리 대저택에 적응하는 과정에 초점을 모은다. 모든 이에게 칭송받던 전주인 레베카와 비교당하는 상황에서 고투하는 이야기. 하지만 레베카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집사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의 흔적을 유지한 채 ‘나’가 그에 동조하길 유도한다. 사실 ‘나’의 존재를 삭제하기 원한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그의 태도에는 ‘감히 네가 어찌’라는 늬양스가 그득하다. 결국 ‘나’는 댄버스 부인의 조언에 따라 가면무도회 복장을 선택했다가 참석자 모두를 큰 충격에 빠뜨린다.
1막이 배경 이해를 위한 소개와 설명에 치중했다면 2막은 본격적인 갈등의 화점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나’를 위하는 듯 권했던 가면무도회 복장 조언이 사실은 계략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댄버스 부인과 ‘나’가 주고받는 노래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댄버스 부인의 광기가 본격 빛을 발하며 두 사람이 벌이는 갈등을 형상화한 고음 향연은 관객을 전율케 하기에 충분하다. 공연 10주년을 맞아 국내 제작사가 논레플리카 버전으로 꾸민 회전무대는 극적인 분위기에 몰입감을 더한다.
사실 등장 비중이나, 극의 전개 관점에서 볼 때 주인공은 ‘나’이지만, 그럼에도 대중은 매력적인 악역에 더 끌리는 법. 가해자이자 어쩌면 본인도 피해자일지 모를 댄버스 부인의 광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은 ‘나’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린다. 현장 관객 반응도 댄버스 부인 넘버에 유난히 뜨겁다. 댄버스 부인 역에 신영숙, 옥주현 등 팬덤이 두터운 실력파 배우가 캐스팅된 것도 사실. 배신감에 휩싸인 댄버스 부인이 대저택에 불을 지르는 ‘불타는 맨덜리’ 넘버는 모두의 눈과 귀를 강탈해 불 속 형상을 향하게 한다.
작품 외적으로 여러 구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작품 속 옥주현의 아성은 단단했다. 그가 내지르는 소리는 공연장 허공을 가득 메우고, 압축된 공기로 전해지는 파장은 감각을 날 서게 한다. ‘나’ 역의 이지수가 맑고 청아한 목소리에서 길어내는 아름다움이라면 댄버스 부인 역의 옥주현은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 진동파를 크게 자아내는 분출미(噴出美)를 자랑한다.
뮤지컬 ‘레베카’를 총에 비유하자면 1막은 ‘장전’, 2막은 ‘발사’라 할 수 있겠다. 1막에서 촘촘히 장약하고, 2막에서 내뿜는다. 서스펜스의 여왕이라 불린 대프니 듀 모리에 작가의 작품인 만큼, 긴박감과 반전의 재미가 풍성하다. 2막은 1막의 2배 재생이라 해도 될 정도의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간을 삭제한다.
2013년 초연한 ‘레베카’는 이번 시즌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년 내 7시즌을 통해 이룬 결과다. 국내 밀리언셀러 뮤지컬은 ‘명성황후’ ‘캣츠’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드 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시카고’ ‘아이다’ ‘영웅’ 이상 9개 작품이다. ‘레베카’는 10번째 밀리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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