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비대면진료...계도기간 끝나니 대부분 사업 종료
닥터나우, 축소한 채 비대면 진료 이어가기로
비대면진료의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1일 한때 30여곳에 달하던 플랫폼 업체가 대부분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때와는 달리 약 배송은 불허되고 재진 환자 위주가 비대면진료 대상이 되다보니 1%를 위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기간 비대면진료 환자 99%가 초진이었다. 지나친 규제와 의약계 반발이 비대면진료 산업의 붕괴를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업계 1위 닥터나우는 시범사업의 계도기간이 끝난 이날 사실상 유일하게 비대면진료 사업을 이어나간다. 정부 방침대로 재진 환자 대상, 약 배송 금지 등 서비스가 대폭 축소됐다. 정부가 시범사업 계도기간 이후 지침 위반에 대해서는 보험급여 청구금액 삭감, 행정처분 등 제재 방침을 정한 터라 플랫폼, 의료진 모두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감기 진료가 가능한 의료진을 닥터나우에서 찾았더니 20명에 불과했다. 전날 같은 시간엔 40여명이 있었다. 약 절반의 의료진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이탈한 셈이다. 환자가 비대면진료를 보려면 동일 병원에서 대면진료 후 만성질환의 경우 1년 이내, 이 외 감기 등 질환의 경우 30일 이내 신청해야 한다. 초진, 재진 구분이 쉽지 않은 탓에 의료진들조차 비대면 진료를 꺼린다는 것이다. 닥터나우는 “플랫폼이 초진, 재진을 구분할 수 있는 전자의무기록(EMR) 등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는 탓에 우선 환자가 직접 재진 환자인지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했다.
계도기간 두 달 만에 썰즈, 파닥, 체킷 등 7곳의 플랫폼 업체는 비대면 진료 사업을 접었고, 업계 2위(나만의닥터)마저 계도기간 종료 며칠을 앞두고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앱) 유지관리 비용에 수천만원이 드는데, 이용자가 급감이 뻔한 상황에서 사업을 이어나갈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요청 건수는 5월 5000건에서 지난달 3500건으로 크게 줄은 데다, 진료 취소율은 60%까지 높아졌다.
규제로 인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의사가 급감한 탓에 정부가 애초 대상으로 한 재진 환자의 피해도 불가피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열린 5차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에서 “재진 환자의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초진 환자 대상이 아니라면 비대면 진료를 되살리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비대면 진료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반쪽짜리’ 입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그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질환 제한없이 재진이면 비대면 진료가 다 되는 건 과도하다” 등 정부 시범사업안보다 강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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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정부 시범사업만으로도 비대면 진료 사업 접은 업체가 대부분”이라며 “앞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이어나가겠다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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