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북한의 세계문화유산 '무예도보통지'에 담긴 조선 이야기
145권의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의 무예서를 집대성한 '무예도보통지'에 관한 책이다. 당대 무예사적 연구 성과를 총망라했다. 무예인문학자인 저자는 정조가 무예를 통해 강인한 조선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검선처럼 간결하게 풀어낸다. '무예도보통지'는 북한의 첫 세계문화유산으로 2017년 등재된 바 있다.
정조는 이 같은 개혁의 의지를 법제 정비 사업인 『대전통편大典通編』의 편찬을 통해 가시화했다. 법률 정비가 어째서 개혁의 일환인지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개헌을 통해 정부의 형태와 권력구조가 재편된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떠올려보면, 조선시대의 법제 정비 또한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개혁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1장「‘통’의 정신」, 22쪽)
부패한 권력은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더 악독한 부패로 직결된다. 그리고 그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백성들이 지게 된다.
따라서 권력을 분산하려면 ‘공간의 재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조는 한양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을 해체하기 위해 수원에 화성을 쌓아 새로운 상업도시를 표방하는 공간을 창조해냈다. 오늘날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들을 세종이나 전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로 이전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1장「실용 정신에 입각한 수원화성」, 41쪽)
정조의 리더십은 조선시대 국왕들 중 가장 탁월했다. 그 핵심에는 경연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경연은 국왕과 함께 당대의 지식인들이 고전을 통해 학문을 논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정치 현안을 다루었다. 경연은 조강, 주강, 석강, 이렇게 세 번 열렸는데 때로는 야대라고 해서 늦은 밤에 열리기도 했다. 정조는 경연을 통해 국가를 경영하는 제왕학을 터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성장했다. 당대의 사료를 읽어보면, 매 순간 정조의 날카로운 질문과 현실 정치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경연에서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장「정조의 지식 경영법」, 69쪽)
서북공심돈은 외형적 모습과 기능도 매력적이지만, 나는 ‘공심空心’이라는 이름에 담긴 무예 철학적 가치를 말하고 싶다. 공심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텅 빈 마음이다. 아무런 욕심도 없고, 사량·계교·번뇌·망상도 없이 순수하고 청정한 본래의 마음의 말한다. 좀더 단순하게 설명하면, 공심은 선입관념이나 아집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이르는 단어다. 마음을 텅 비우려면 욕심과 번뇌를 버려야 한다. 즉 마음을 깨끗하게 비워야 한다. (2장「비움의 철학」,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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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로 조선을 꿈꾸다 |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40쪽 |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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