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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해법]①최저임금 사상 첫 1만원 돌파할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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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최저임금위원회 올해 첫 전원회의 개최
尹대통령 공약인 '업종별 차등적용'도 핵심쟁점
日 사례 있지만…한국 적용 사실상 힘들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정하기 위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논의가 18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논의에선 사상 첫 '최저임금 1만원' 돌파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노동계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1만2000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영계에선 경기침체와 물가 불안을 감안해 최저임금을 동결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1%대 저성장' 시대에 과거와 같은 높은 최저임금 인상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경영계의 숙원 과제인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도 핵심 안건으로 논의된다. 업종·시장별로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최저임금도 각기 다르게 정해 형평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역시 "최저임금 하나도 노사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는데 업종별 최저임금을 무슨 수로 정하느냐"는 목소리가 커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해법]①최저임금 사상 첫 1만원 돌파할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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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vs 노동계, '최저임금' 논의 시작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올해 첫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한다. 위원회는 사용자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특별위원(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 국장급 공무원) 3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내년 인상률이 3.95% 이상이면 최저임금은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기게 된다.


노동계는 이미 1만2000원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24.7% 높은 수준으로, 월 환산액(209시간) 기준 250만8000원이다. 경영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예년처럼 동결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노사정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우리나라 구조상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처음에는 무리한 주장을 냈다가 논의 과정에서 그 폭을 줄이고, 노사 파행 속에 공익위원이 의결로 최종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올해도 최저임금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세계적인 물가상승으로 가공식품, 공공요금 등 가격이 치솟아 노동계로서는 임금을 크게 올려야 하는데, 경영계는 미국·한국 등 주요국의 강도 높은 긴축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크기 때문에 최대한 인건비 부담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문재인 정부 때 지나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미 인건비 부담이 한계상황"이라며 어느 때보다 강하게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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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저성장 시대…"임금만 가파르게 못 올려"

시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서민 임금 근로자들의 생계를 위해 어느 정도 인상은 필요하지만, 1%대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노동계 주장처럼 10~20%의 최저임금 인상은 무리라는 것이다. 이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들이 최근 2년간 기준으로 삼고 있는 산식(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증가율)과도 괴리가 크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공익위원들이 사용하는 산식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우리 경제성장률 1.5%와 한국은행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 3.5%를 더해 취업자증가율(추정)을 빼면 4.75%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노동계가 발표한 인상 요구안(24.7%)과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에 불과하고, 최근 2년간 평균 최저임금 상승률(5.025%)보다도 낮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7~8%씩 고속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민간기업 임금 상승률 현황을 봐도 상당수 5% 이상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만큼 지속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률도 5%에서 우하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여전히 30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우리 노동시장에서 최저임금이 9160원 미만인 근로자는 275만6000명(12.7%)으로 나타났다. 2021년(321만5000명·15.3%)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높은 최저임금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업장이 그만큼 많아 현재 최저임금의 수용성이 낮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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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차등적용 될까…전문가 "쉽지 않아"

올해는 특히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가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을 보면 '최저임금은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에 노사 합의만 있다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노동계 반대가 커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첫해에만 적용되고 이후 34년 동안 단 한 번도 실시된 사례가 없다.


지난해에도 노동계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올해는 공익위원들의 요구로 한국노동연구원이 실시한 업종별 차등적용 관련 연구용역 보고서가 최저임금위원회에 보고됐기 때문에 경영계를 중심으로 압박 강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고서를 위원회로 보냈고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민감한 사안임을 고려해 아직 보고서를 국회 등 대중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업종별 차등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오 선임연구위원은 "국가적 차원(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가 어려운데 업종별 단체가 잘 발달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업종별로 매년 교섭을 해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밀어붙이면 가능은 하겠지만 거기서 발생하는 혼란과 비용 대비 실익이 얼마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세계적으로도 일본과 캐나다 등을 제외하고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나라가 별로 없다는 것은 최저임금과 업종별 차등적용이 어울리지 않다는 뜻"이라며 "어떤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할지 판단하기가 어렵고, 한다고 해도 동결하는 업종에 대한 낙인효과와 저임금 노동자들의 피해가 클 수 있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2024년도 최저인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2024년도 최저인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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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 격차 완화 중…경총 "단계적으로 도입하자"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과 벨기에, 멕시코, 브라질, 인도네시아, 호주 등이 업종과 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그중 우리나라 임금체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일본의 경우 매년 7월 행정구역인 '도도부현' 별로 최저임금액 목표치를 제시하고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의의 심사를 거쳐 지역별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특정 산업 노사의 요청에 따라 산업별 최저임금을 정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하지만 일본은 산업별 최저임금을 지역별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하도록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소 다르다. 우리 경영계가 업종별 차등적용을 주장하는 이유는 일괄적인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업장에는 그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도심과 지방의 최저임금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지역별 차등을 오히려 줄이기로 결정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업종별 차등적용을 반드시 추진해야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있는 만큼 필요한 업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근원 경총 임금·HR정책팀장은 "노동계가 차등적용을 거론조차 하지 못하게 막다 보니 논의의 발전이 안 되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부터 구분 적용을 통해 시도하는 것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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