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결혼하느니 군대갈 것"
"증여세 면제 반감 있을 수도"
"280조 실패, 정책 목표 추상적이어서"
국민의힘이 저출산 대책 중 하나로 20대에 세 자녀를 둔 가구의 가장에게 병역을 면제해 주거나 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안을 검토한 가운데, 홍석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은 "현실성이 좀 낮아 보인다"며 부정적으로 봤다.
홍 상임위원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20대에) 아이 셋을 낳으려면 일찍 결혼해야 되는데 저희 아들한테 지금 결혼해서 빨리 좀 (아이를 낳으라고 하면), '차라리 군대를 가겠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 명 (낳으면) 병역', 이게 좀 상당히 과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인센티브라고 생각을 한다면 좀 더 달리 한번 고민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실제로 시행되더라도 몇 명의 아이가 더 태어날지는 좀 다시 한번 계산해 볼 필요가 있는데, 그게 크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증여세 면제 안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증여세를 면제해 준다면 부유층에게 좀 더 혜택이 갈 텐데 거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반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저출산고령사회위 회의를 직접 주재한 자리서 "280조원을 쓰고도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8명을 기록했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저출산 정책을 냉정하게 다시 평가하고,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홍 상임위원은 지난 15년간 280조원을 투입해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 못 한 이유에 대해 "목표가 너무 좀 추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4차 기본계획이 만들어졌을 때 정책 목표가 '개인의 삶의 질을 제고한다', 여기에 목표를 뒀다. 물론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고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출산 대응을 하려면 좀 더 구체적인 정책 목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저출산 해결 목표가 있어야지 '개인의 삶의 질 제고'라는 두루뭉술한 정책 목표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홍 상임위원은 "저희가 지금 내세우고 있는,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있어가지고 그런 환경을 잘 만드는 그런 것이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목표"라며 "280조가 엄청 많아서 국민들이 모두 비판하시는데, 이 정책들이 보면 기존에 각 부처에서 하고 있던 많은 정책들이 그냥 망라돼 있는 기본 계획상"이라고 했다.
이 부처, 저 부처에서 찔끔찔끔 저출산 대책을 제각각 실행하다 보니 280조를 쓰고도 효과를 못 냈다는 것이다. 홍 상임위원은 "기본 계획을 완전히 재검토를 해서 정말로 필요하고 효과성 있는 정책의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제 회의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5개 핵심 분야에 집중하자라는 안을 발표했다"고 했다. 전날 발표된 '윤석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추진 방향 및 과제'에는 ▲촘촘하고 질 높은 돌봄과 교육 ▲일하는 부모에게 아이와의 시간을 ▲가족 친화적 주거 서비스 ▲양육비용 부담 경감 ▲건강한 아이, 행복한 부모 등 5대 핵심 분야가 포함됐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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