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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美대선, 이번에도 '인기 없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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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2024년 미 대통령 선거에 관한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각 정당 후보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바이든 지명 의견은 31%, 공화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명 의견은 44%였다.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부끄러운 수치다. 하지만 예상대로라면 바이든은 민주당 후보로, 이미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는 2016년처럼 다른 후보들의 표 분산으로 공화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2020년 대선처럼 인기 없는 두 후보 중에 골라야 하는, 답답한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논단]美대선, 이번에도 '인기 없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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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인기 있는 인물들은 꽤 있었다. 20세기에는 몇 차례를 제외하면 당선자마다 큰 표 차로 당선되었고, 재선에 성공한 경우도 많았다. 재선 대통령은 대부분 임기 말까지 지지율이 높았다. 21세기는 다르다.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그리고 조 바이든까지 벌써 네 명의 대통령을 뽑았지만 큰 표 차로 당선된 건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 역시 재선 때는 경쟁자와의 표 차가 줄었다. 부시와 트럼프는 대의원 과반수를 득표했지만 낙선 후보가 표를 더 많이 얻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통령들의 임기 중 여론 조사 지지율은 대부분 50%를 넘지 않았고, 넘을 때가 있긴 해도 그 시기는 그리 길지 않았다.

미국의 많은 전문가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이 워낙 팽팽하기 때문에 각자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것으로 여긴다. 때문에 선거 때가 되면 각 당에서는 집중적으로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올해 초 여론조사 결과는 사뭇 다르다. 양당이 아닌 무소속 지지율이 가장 높은 41%를 차지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28%였다. 1988년부터 이미 민주당과 공화당의 격차는 줄어들긴 했지만, 무소속과 양당의 지지율 차이가 커진 것은 2010년부터다. 이제는 양당 어느 쪽 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무조건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무소속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암시한다. 미국의 역사를 보면 두 개의 정치 세력이 팽팽한 시기는 19세기 말 약 20년이 가장 길었을 뿐 대개 오래 가지 않았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 역시 보통 하나의 정당이 과반수를 오랜 시간 장악해 왔다. 이를 다수 정당이라고 한다.


21세기 들어 두 개의 정치 세력의 팽팽함이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을 전망이다. 2024년 인기 없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경쟁하게 되면 그 시기가 연장될 수는 있지만, 어느 쪽에서라도 매력적인 후보가 나타난다면 현재 무소속에 속한 이들이 그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2028년 선거에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이럴 때 가장 큰 표밭은 보수나 진보 같은 이념보다 민생을 가장 중시하는 중산층이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민생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을 지지하면서 세금 걱정도 해왔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중도 성향을 보인다. 지금이야 민주당, 공화당을 지지하는 열혈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중도층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듯도 하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랬듯 결국 민생을 잘 챙기고 이를 잘 끌어나가는 쪽이 다수당이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미국의 정치적인 갈등 역시 훨씬 완화될 것이다.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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