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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생산직 5명 중 1명이 계약직…역대 최고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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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계약직 비중 역대 최고…시니어 촉탁제 영향
생산 정규직 신규 채용…미래차 인력 구조 전환 속도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현대차·기아 전체 직원에서 계약직 비중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년 퇴직자를 단기 재고용하는 ‘시니어 촉탁제’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10년 만에 생산 정규직 채용에 나선다. 기아도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 추가로 생산직을 뽑는다. 미래차 시대에 발맞춰 인력구조 전환에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차 전체 직원에서 계약직 비중은 9.7%다. 기아는 3.3%다. 계약직원은 현대차 6886명, 기아 1164명이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고용계약별로 직원 현황을 공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만 계산해도 생산직 3만2000여명 가운데 약 20%, 5명 중 1명은 촉탁 계약직이라는 얘기다.

현대차 생산직 5명 중 1명이 계약직…역대 최고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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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촉탁직 늘어난 배경은

현대차 생산직은 정규직, 촉탁 계약직, 사내하도급 근로자 등으로 나뉜다. 노동 유연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세 가지 고용 방식을 적절히 섞어 생산 인력 구조를 짠다.

이 회사는 앞서 2012년 개정 파견법 시행을 앞두고 근무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한 촉탁 계약직 제도를 도입했다. 동시에 노사 합의로 사내 하도급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전환된 사내하도급 직원만 9500명이다. 정규직이 늘면서 2018년까지는 계약직 비중도 4~6%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 현대차 노사가 ‘시니어 촉탁제’를 도입한 이후 비중은 급격히 높아진다.


현대차 노조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정년 퇴직자 수를 1만여명으로 추산한다. 지난해에만 2600여명이 정년퇴직했다. 2028년까지 해마다 생산직만 2000명 넘게 나갈 예정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시니어 촉탁제를 통해 계약직으로 일할 전망이다. 사측 입장에서도 ‘시니어 촉탁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자연스러운 인력 감소를 유도하면서도 노조와 신규직 충원을 논의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도 고임금의 경직된 시니어 인력보다 저임금이면서도 직무 변화에 유연한 신입 직원이 필요했다.

"미래차 시대, 노조 역할 재정립해야"

내연기관차 시대에 노조는 사내 하도급 직원의 정규직 전환, 촉탁직 감소를 주장해왔다. 생산직의 ‘고용 안정’이 가장 큰 화두였기 때문이다. 매년 임금·단체협약 협상 테이블엔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빠짐없이 올랐다. 최근에는 시니어 촉탁제와 임금 피크제를 아예 없애고 정년 연장 요구까지 하고 있다.


다만 미래차 시대엔 노조도 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전기차 생산으로 차량 부품 수가 줄면 필요한 생산직 수도 줄어든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공장의 자동화 확산에서 현대차도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단순 생산직 숫자가 줄어들 거란 전망은 노사 모두 피하기 어려운,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고 본다. 최근 노조가 고용 안정을 내세워 무분별한 파업을 하지 않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노조는 공정한 성과, 품질 개선, 직업 교육 강화 등 다음 세대 과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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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고용, 오히려 늘려야

현대차·기아는 인위적인 인력 숫자 조정이 아닌 질적 구조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래차 시대엔 단순 생산직의 수는 줄어든다. 하지만 차량 소프트웨어(SW) 인력까지 포함하면 고용 총합은 늘어난다. 생산공정이 자동화하면서 단순 조립을 하는 생산직은 줄겠지만, 자동화 설비 기계를 개발·컨트롤하는 엔지니어 인력은 추가로 필요하다. 전자장비 탑재 차량을 수리하려면 SW를 다룰 수 있는 정비사도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현대차 · 기아 신규 채용에서 나이와 전공, 학력 폐지에 주목한다. 단순 조립 생산직만을 염두에 두고 뽑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그룹 사내 교육을 통해 생산 엔지니어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 풀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년퇴직으로 현대차·기아 생산직이 줄어든 자리를 장기적으론 SW 인력이 채워야 할 것"이라며 "미래차 시대엔 고용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선 SW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력 구조 전환을 위해선 미래차 산업 직군 분류 작업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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