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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심각해" "압사할 것 같아"… 112신고에 경찰 뒷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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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4시간 전부터 11건 접수
현장 출동 4건 불과… 별다른 조치 無
감찰 착수…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도

경찰관 : 긴급신고 112입니다. 여보세요?

신고자 : 네 여기 지금 여기 이태원의 이태원의 XX동인데요. 지금 여기 아 다 사람들이 압사당할 것 같아요

경찰관 :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요?

신고자 : 압사당할 것 같다고요. 축제 중인데요

경찰관 : 예, 예

신고자 : 아, 저기 저기, 아 저 뭐야, 뭐라고 하지, 핼러윈 축제 중인데 상태가 심각해요. 안쪽에 막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

(중략)

경찰관 : 그니까, 위치가 어디예요? 위치가 어디? 상호명을 불러 주세요. 가게 이름이면은

신고자 : 상호명이 아니라 여기 거리 전체가 그렇다고 지금

31일 오전 경찰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1일 오전 경찰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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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경찰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발생 1시간 전 9시 10분께 받은 112신고 내용이다. 신고자는 압사 가능성을 거듭 알리고 있지만, 경찰은 끝내 이 신고 내용에 대해 현장에 가보지도 않은 채 종결 처리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압사 내용을 포함한 참사 당일 신고 내역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후 6시께부터 '너무 소름끼친다', '압사당할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무려 11건이나 112를 통해 접수됐다. 이 가운데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신고 건은 모두 4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저도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오후 10시 15분 기준 1시간 이전에 대응한 것으로, 이후론 전화상담 외 어떤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출동한 4건 또한 현장에 인파가 줄어 사고 발생 위험이 적었고, 몰린 인파를 해산시킨 뒤 상황을 종결한 것이라고 한다.

경찰의 112신고 매뉴얼 상 같은 전화번호의 반복 신고 또는 동일 장소 반복 신고는 현장에 출동해 경찰관이 직접 확인 후 대응을 원칙으로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신고하면 시도청 112 상황실에서 접수를 한 뒤 가장 가까운 관할 경찰서 지역 경찰이나 형사 등이 출동 지령을 받게 돼 있다"라며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조치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동한 신고 4건에 대한 현장 조치에 대해서도 "어떤 기준으로 심각성 여부를 판단해 종결 조치했는지 감찰 조사 범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신고자가 직접적으로 '압사'란 표현을 쓴 11건의 신고에 대해 상당수 코드2로 분류했다고 한다. 코드2는 생명·신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거나 범죄예방이 필요한 경우로 취급된다. 쉽게 말해 '비긴급 상황'을 지칭한다. 그만큼 현장 출동 여부를 떠나 시민들의 반복적 신고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풀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가장 긴급을 나타내는 코드0은 1건에 불과했다.


경찰은 이 11건의 신고자 가운데 이번 참사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조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은 없다"고 대답했다.

경찰은 11건의 신고 접수와 관련된 경찰관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 대응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감찰 결과 직무유기나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수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112신고 녹취록을 공개하게 된 것은 앞으로 뼈를 깎는 각오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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