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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범죄 온상 돼버린 ‘텔레그램’… 경찰, 달랑 이메일 수사 요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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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지역 경찰서 '텔레그램 수사 협조' 1만건 돌파
1년 새 69% 증가
"부다페스트조약 가입 시급"

[단독]범죄 온상 돼버린 ‘텔레그램’… 경찰, 달랑 이메일 수사 요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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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마약 거래, 디지털 성범죄 등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경찰 수사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서울지역 경찰서 텔레그램 수사 협조 요청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일선서 텔레그램 수사 협조 요청은 1만2771건으로 2020년(7560건)보다 68.9%가 증가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도 6366건을 기록해 연말에는 1만여건이 훌쩍 넘을 전망이다. 텔레그램의 강력한 보안성이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abuse@telegram.org’로 이메일을 보내더라도 답이 오는 경우는 1%도 채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피의자의 소재를 찾지 못하는 등 텔레그램 수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수사가 중지된 경우도 많다. 피의자의 소재 불명으로 더 이상 수사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A씨는 자신의 텔레그램에 몰래 들어와 단체 채팅방에 글을 올린 B씨를 잡아달라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텔레그램 IP 추적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중지 결정을 내리고 종결 처리했다. 또 다른 경찰서는 사기 범죄가 발생했지만 텔레그램에 협조를 구하지도 않은 채 수사중지 결정을 내렸다. 텔레그램을 이용한 ‘엘 성착취 사건’ 역시 주범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피해자 신상과 영상을 유포한 2명을 구속한 것이 전부다.


일선서 수사과에 근무하는 경찰은 "텔레그램에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을 받은 기억은 없다"며 "국가 대 국가 차원으로 접근해서 수사 협조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2020년 사이버수사국 글로벌 IT기업 공조전담팀을 설치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이렇다 할 수사기법은 없는 상태다. 범죄자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갈아타기 수법으로 범죄를 이어가는 중인데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은 강하게 요구하더라도 협조를 잘 안 한다"며 "다양한 방법이 있어 수사를 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이버범죄 수사의 전문성·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다페스트 조약에 가입해야 발언권 자체가 생기므로 빠른 가입이 필요하다"며 "사이버범죄 수사의 효율성과 관련한 문제 제기를 꾸준히 하고 이를 보완하도록 하는 과제 설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텔레그램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인스타그램 같은 새로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위장 수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동시에 텔레그램 본사 위치 등 실체 파악에 대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 의원은 "텔래그램에서 벌어지는 범죄는 국내에서만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행정안전부와 외교부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서 국제적인 합동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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