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자판기' 서울 약국 10곳서 시작 전망…약사회 반발에 난항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실증특례가 허용된 '약 자판기'가 서울 약국 10곳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약사 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시작부터 난항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일 제22차 정보통신기술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쓰리알코리아의 '일반의약품 스마트 화상 판매기'의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실증특례가 부여된 약 자판기는 약국 앞에 설치된 일반의약품 화상판매기를 통해 약사와 화상통화로 상담 및 복약지도 후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 판매기다.
현 약사법은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약사의 의약품 판매를 금지해 약 자판기를 통한 일반의약품 판매는 불가능하다. 화상투약기가 도입되면 약국이 운영하지 않는 시간에도 약사와 상담을 통해 일반의약품의 구매가 가능해진다.
현재로선 서울 약국 10곳에서 3개월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성과를 평가한 뒤 단계적으로 설치 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예상된다. 정상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된다면 이르면 올 하반기 약 자판기가 일부 약국에서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약사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실제 설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한약사회는 약 자판기의 실증특례가 승인되자 성명을 내고 "단 하나의 약국에도 약 자판기가 시범 설치되지 않도록 하는 등 어떠한 조건부 실증특례 사업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약 자판기의 약국 설치 자체를 막아 실증특례를 무력화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자칫 또 다른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쓰리알코리아는 지난해 약사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화상판매기 설치를 방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약사회와 업체 간 '감정 싸움'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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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약국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미 일부 약국들은 약 자판기 설치 의사를 쓰리알코리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약 자판기 상담 약사를 별도 고용해야 하는 환경이라 인건비 부담이 있는 만큼 약 자판기 도입이 조심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밥그릇 싸움'이라는 여론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어 부담을 느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역 약사는 "국민 안전 차원에서는 대면 투약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 맞겠으나, 잘못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업체도 약사회도 모두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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