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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2015년 도입된 KT의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는 법원 판결이 16일 나오면서,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는 '정년보장형(유지형) 임금피크제' 방식은 무효"라는 취지의 지난달 26일 대법원 판결과의 차이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선 무효 판결을 한 대법원 재판부도 "모든 임금피크제가 무효인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판단할 기준들을 제시했던 만큼, 이날 유효 판결을 내린 재판부 역시 KT의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가 관련 조건들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전·현직 직원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는 별도"… 法 "분리해 판단 안 돼"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이기선 부장판사)는 KT 전·현직 직원 13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KT는 이른바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를 2015년 3월 노사 합의를 통해 도입했다.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만 56세부터 매년 10%씩 임금을 깎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정년 60세가 법제화된 이듬해 1월부터 임금피크제가 시행됐다.


그러나 이후 일부 노동자들이 "밀실에서 체결된 임금피크제 탓에 임금이 10~40% 강제로 삭감됐다"며, 제도 시행으로 깎인 급여를 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주장은 이날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정년 연장과 연계해 임금피크제가 실시된 사안이므로,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한 가장 중요한 보상에 해당한다"며 "업무량 등과 관련, 명시적인 저감 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실시 경위를 비교해 봐도, 임금 총액 측면에서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이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대법 판례 사건과 차이점은?… "적정한 '보상'"

이날 판결의 대상이 된 KT의 임금피크제는 대다수 기업이 2016년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정년을 60세로 연장해 임금체계를 개편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이는 일정한 나이부터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 연령을 늘려주는 것을 말한다.


일정한 연령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같지만,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은 '정년보장형', 정년 이후 일정 기간 재고용하는 방식은 '고용연장형'이라고 부른다.


지난달 26일 대법원 판결의 피고였던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임금피크제 도입에도 기존 정년이 늘어나지 않은 방식이었고, 임금을 삭감한 55세 이상 직원들의 업무 내용이 변경되거나 목표 수준이 낮게 설정돼 업무량이 감소하지도 않았다. 대법원이 이를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는 '차별'로 판단한 배경이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과 함께 ▲도입목적의 정당성과 필요성 ▲실질적 임금 삭감의 폭이나 기간 ▲대상(보전) 조치의 적정성 ▲감액된 재원이 도입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을 임금피크제 유효성을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날 KT의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판단한 재판부도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은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봐야 하고, 이를 별도로 분리해 볼 수 없다"며 노동자들에게 정년 연장 등 적정한 보상 조치가 이뤄졌다고 판시했다.


또한 KT가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절박한 필요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2014년 당시 KT의 영업손실이 7194억원이고 당기순손실이 1조1419억원이었고, 고령자고용법 제정에 따른 정년 연장에 대응해야 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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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6차례 상생 협의를 열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한 점, 임금 삭감률에 대해 노조가 회사로부터 일부 양보를 얻어냈던 점 등도 이날 판결에서 고려됐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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