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가 SNS 통제권까지" 머스크 품에 안긴 트위터(종합 2보)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세계 최고 부자가 SNS 통제권을 갖게 됐다.(월스트리트저널)" "트위터 소유권은 머스크에게 사회, 정치적 이슈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부여한다.(워싱턴포스트)"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품에 안기자 쏟아진 평가들이다. 그간 말 한마디로 주가를 오락가락하게 만들었던 '파워트위터리안' 머스크가 이제 2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트위터까지 인수하며 정치, 사회적 이슈를 포괄하는 더 막강한 온라인 권력을 쥐게 됐다.
◆입장 바꾼 트위터 이사회...머스크 제안 수락
트위터는 25일(현지시간) 머스크의 제안대로 주당 54.20달러, 440억달러에 매각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머스크가 처음 인수 제안을 한 지 11일 만의 결정이다.
주당 54.20달러는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약 9%를 갖고 있다고 공개하기 직전 거래일을 기준으로 38%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상장 기업을 비(非)상장사로 전환하는 거래로는 최근 20년 이래 가장 규모가 크다. 주주 표결,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연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기반이고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는 디지털 타운 광장"이라며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나아지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당초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제안 직후만 해도 포이즌필을 발동하는 등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1일 머스크가 총 465억달러의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공개한 이후 전향적 태도로 돌아섰다. 트위터 이사회 의장인 브렛 테일러는 "트위터 주주들에게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려던 세계 최고 부호의 승리"라며 "이번 블록버스터 합의는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머스크의 인수 시도의 대단원"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표 트위터, 대 변혁 예고
'머스크표 트위터'는 기존 미디어의 규제와 규범의 틀을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머스크는 그간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고 자칭하며 트위터의 시스템 변혁을 예고해왔다. 회사를 사들인 뒤 비상장사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제도적 규제와 주주의 요구 사항에 노출된 상장회사보다 비상장회사가 혁신을 추구하기에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시스템 측면에서 게시물 관리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짜뉴스, 혐오발언 차단에 앞장섰던 트위터가 앞으로는 머스크의 기조에 맞춰 콘텐츠 검열과 개입을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머스크는 이날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나의 최악의 비판자들조차 트위터에 남기를 바란다. 그게 바로 표현의 자유"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앞서 머스크는 트윗 삭제, 계정 영구 금지 등의 조치에 신중해야 하며 타임아웃제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머스크는 오픈 소스 기반의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스팸, 가짜 뉴스 등을 올리는 ‘봇(Bot)’을 제거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주 수입원인 광고 수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해왔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생존을 위해 광고에 의존한다면 (트위터) 정책을 좌우할 기업들의 힘이 커지게 된다"며 구독경제 모델로 전환하는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언론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기반이고 트위터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며 "나는 이를 잠금 해제하기 위해 트위터 및 이용자 공동체와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막대한 영향력" 기대와 우려 교차
SNS가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머스크의 인수에 따른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한다. WSJ는 "세계 최고 부자가 SNS 통제권을 갖게 됐다"며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재구성하는 것을 포함해 향후 몇 년 동안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개인 소유화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머스크가 이 플랫폼으로 무엇을 할지, 그의 행동이 전 세계 온라인 담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원할 경우 이는 정치적 이슈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월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트위터에서 퇴출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이날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아주 좋아하지만 다시는 트위터로 돌아가지 않을 예정"이라며 자신이 주도한 ‘트루스 소셜’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검열 기준부터 글로벌 규제 강화 움직임, 사업 수익 구조, 내부 혼란, 시장의 의구심까지 머스크가 넘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머스크가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간 이용자 2억1700만명 규모인 트위터에서 자칫 가짜뉴스, 혐오 게시물을 비롯한 유해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부작용이 닥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넬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브룩 에린 더피 교수는 "트위터의 콘텐츠 규제를 없애려는 노력은 사용자에게 최대한 안전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트위터의 (기존) 약속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의 행보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둘러싼 글로벌 규제 강화 움직임과도 마찰을 빚을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서비스법을 통해 플랫폼 기업들이 유해 콘텐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매출액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여성 인권단체인 울트라바이얼릿의 브리짓 토드 사무국장은 "플랫폼의 콘텐츠 규정과 이를 위반한 이용자를 금지할 수단과 관련해 트위터는 다른 소셜미디어에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고 수를 줄이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이 사업적 측면에서 성과를 낼지도 관건이다. 트위터는 최근 10년 새 8차례는 흑자를 내지 못했다. 일간 가디언은 "트위터 주주들은 오랫동안 회사의 수익, 사용자 증가세에 대해 우려해왔다"고 전했다. 현재 트위터의 수익 85% 이상이 광고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급격한 변화에 따른 트위터 내부의 동요를 진정시키고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해 나가는 것도 머스크의 과제다. 일각에서는 머스크 체제로의 변화 과정에서 직원들의 대규모 이탈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NYT는 트위터 직원들이 전체 보수의 50% 이상을 스톡옵션 등으로 받는 점을 언급하며 비상장사 전환 시 직원들의 실질 연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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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는 "머스크의 인수는 몇 가지 중요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머스크처럼 개인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머스크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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