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2000년대 초 론스타 사태 재조명 돼
외환은행 매각·김앤장 활동시기 겹쳐
한 후보자 "김앤장서 관여한 바 없어"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이슈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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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내정했습니다. 내일(25일) 국회의 까다로운 인사검증이 예고되는 가운데 20여년 전 ‘론스타’ 사태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영화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론스타 사태가 한 총리 후보자와 엮여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가 뭘까요?

론스타, 외면받던 외환은행 인수하며 조명

론스타는 1989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설립된 사모펀드 이름입니다. 사모펀드란 비공개로 소수 투자자를 모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 효율화와 기업 구조조정 등의 방식으로 가치를 높여 수익을 내는 게 대표적인 사업방식이죠.


25일 한덕수 청문회…쟁점 '론스타' 사태란?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원본보기 아이콘

론스타가 국내에서 유명해진 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수많은 기업이 파산절차를 밟았고 부실화됐습니다. 오피스 빌딩 등 부동산과 기업 채권, 주식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 론스타와 같은 사모펀드들은 그런 자산들을 싼 가격에 사들여 큰 수익을 냈습니다. 당시 5대 은행이었던 조·상·제·한·서(조흥은행, 상업은행, 제일은행, 한일은행, 서울은행)는 대기업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공적자금을 수혈해야만 했습니다.

‘외환은행’은 이들 은행과 달리 독일은행이었던 ‘코메르츠방크’로부터 자본 2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그러나 2002년 카드사태로 외환카드가 부실화됐고 외환은행은 외환카드를 합병해야 했습니다. 2대 주주였던 코메르츠방크가 자본 추가 투입에 부정적이어서 정부는 외환은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로서는 추가 공적자금 투입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던 겁니다.


문제는 ‘누가 살까’였습니다. 국내 시중은행에 우선적으로 요청했지만 다들 난감해 했습니다. 부실은행을 살리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었죠.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겠다고 나타납니다.

25일 한덕수 청문회…쟁점 '론스타' 사태란?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원본보기 아이콘


론스타, 논란의 키워드 세가지…헐값·자격·먹튀소송

이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헐값매각 논란’입니다.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너무 싸게 판 것 아니냐는 거죠. 당시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를 산 가격은 1조3858억원(주당 4250원 선)입니다. 당시 외환은행 주가보다 비쌌지만, 3달 만에 주가상승으로 론스타의 투자 지분의 가치가 2조원을 넘어 1조원의 평가이익이 나오자 '헐값 매각'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자격 논란’입니다. 당시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시중은행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 골프장과 호텔을 가지고 있었던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었다는 거죠. 물론 부실 금융기관(BIS 자기자본비율 8% 미만)은 예외적으로 인수를 허용해주고 있었는데, 외환은행의 BIS 비율(6.16%)이 낮게 잡혔다는 감사원의 보고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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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먹튀소송’입니다. 론스타는 2006년 KB국민은행, 2007~2008년 HSBC에 외환은행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2012년 2월이 돼서야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6억원의 돈을 받고 팔 수 있었죠. 배당을 합하면 5조원이 넘는 돈을 벌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지만 한국정부를 상대로 투자자 국가 분쟁 해결(ISDS)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한국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외환은행 매각승인을 지연시켰고 이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46억8000만달러(약 5조7700억원)가 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덕수는 왜 론스타 사태로 주목받나

한 후보자가 론스타 사태로 주목받는 이유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대형로펌인 김앤장에서 활동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김앤장은 론스타의 국내 법률 대리인이었습니다. 한 후보자는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고문으로 일하며 1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요.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던 시기와 한 후보자의 김앤장 활동 시기가 겹치는 만큼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겁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도 한 후보자에 대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은폐한 책임자”라고 주장하고 있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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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지자 한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국가 정부의 집행자로서 관여한 적은 있지만, 김앤장 법률사무소라는 제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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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는 25일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차기 정부 국무위원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진행됩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해당일부터 이틀 간 열립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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