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부장, 검수완박 수사 공백 없다지만… 현장선 "시기상조"
6대 범죄 검찰 수사권 폐지
대응역량 약화 우려 선긋기
경찰 내부망선 잇단 반대글
"수사부서 기피 더 심화돼
내외부 압력 차단장치 먼저"
지휘부 공식입장 없이 신중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6대 범죄를 비롯해 모든 범죄를 이미 경찰이 수사해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부패, 경제 등 6대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이 없어질 경우 국가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런데 일선 현장 목소리는 다르다. 아직은 경찰이 모든 수사를 맡아 하기엔 구조적으로 시기상조란 주장이 나온다.
경찰 수사부서 기피 이미 심각
21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내부망 ‘폴넷’에는 최근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수사 일선에서 뛰고 있는 경찰관들이 작성했다. 대구경찰청 수사부 소속 A 경찰관은 "현재 수사부서 기피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여기에 검수완박이 이슈가 되고 있어 두려울 따름"이라고 했다. 작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내부에선 이미 수사부서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났는데, 검수완박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한 것이다.
A경찰관이 소속된 대구경찰청의 경우 작년 기준, 수사경과 해제 신청자는 100여명인 반면 수사경과 신청자는 단 1명이었다고 한다. 수사경과는 수사 전공 경찰관 제도를 말한다. 그는 "이런 현상은 우리가 수사종결권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너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제도를 시행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검찰 수사권을 점진적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했어야 했지만 지휘부는 그렇지 않았다"며 "지휘부 속내엔 '우리 직원들은 까라면 다 깐다. 검찰은 경찰 신경 쓰지말고 수사권 다 내놔라'란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제도적 장치 마련 선행돼야"
A 경찰관은 "수사권도 우리 경찰이 독점하거나 통제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으면 그 힘은 매우 위험하고 잔인한 무기가 돼 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13만명의 거대 경찰 조직이 검찰 조직보다 외압 영향을 받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국가수사본부 독립 등을 비롯해 내·외부로부터 압력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검수완박에 대한 논의나 의견제시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B 경찰관은 "검수완박이란 뜨거운 감자를 아무 준비 없이 덥석 받으면 '유전무죄 무전유죄' 모범을 경찰이 손수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하는 6대 범죄는 대부분 권력형 비리 경제 범죄로, 그동안 경찰에서 두각을 보인 강력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과연 경찰이 혐의 입증을 위해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며 "준비 안 된 검수완박이야 말로 권력자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달라진 기류… ‘신중모드’ 지휘부
이들과 다른 내부 의견도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 17일 대표 명의로 "5만3000명 직협 회원들은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찬성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보다 앞서 폴넷에서도 이와 비슷한 목소리를 담은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이에 대해 경기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경사는 "대부분 수사부서에서 근무하지 않는 직원들의 이야기"라며 "그 동안은 검수완박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수사부서 직원들 목소리를 너무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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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에 대한 내부 반대 의견은 지난 18일 이후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남 본부장이 기자간담회에서 '6대 수사 공백 우려'를 일축한 날이다. 경찰 지휘부는 이날 현재까지 아직 검수완박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남 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안"이라며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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