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 단지들 "수억대 부담금 사업 추진 발목"

재초환 규제 완화 요구에…"집값 자극할라" 인수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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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김혜민 기자] 새 정부가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책의 주요 당사자인 재건축 단지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상대로 갖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 측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재초환) 제도로 발생하는 부담금을 줄여달라고 인수위에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재초환 규제완화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도 포함된 내용인 만큼 인수위 차원에서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강남구 정비사업연합회가 최근 인수위에 재초환 시행에 따른 부담금 부과 개시 시점을 (현행) 추진위 설립에서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시점으로 늦춰 달라는 내용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에서 ‘초과이익’을 산정하는 기준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일(개시시점)과 재건축 준공인가일(종료시점)이다. 연합회는 비교적 사업 초기 단계인 추진위 승인일을 개시시점으로 잡지 않고, 그보다 준공인가일 쪽에 가까운 사업시행인가(시공사 선정)나 관리처분계획인가(조합원 분양)를 기준으로 해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초과이익 규모가 크게 감소하고 부담금도 그만큼 줄어든다.

압구정3구역 조합 관계자는 "2018년 9월 추진위가 설립된 후 조합원 의지와 상관없이 집값이 두 배로 뛰어 부담금 규모만 최소 12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재초환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도저히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1인당 부담금 규모는 수억 원에 달한다. 서초구 반포3주구는 4억원, 강남구 대치쌍용1차는 3억원, 서초구 방배삼익은 2억7500만원 수준의 재초환 부담금을 내야 한다.


서울시도 재초환 규제가 재건축 추진을 더디게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 부과 금액 기준, 부과 시기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며 "2000년대 초 평균 집값은 3억3000만원으로 부과 기준 금액인 3000만원이 적절했지만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원으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인수위와 정부도 윤 당선인 공약에 맞춰 재초환 부과 방식을 수정해 부담금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중에는 연합회 요구와 흡사한 방식도 포함돼 있다. 평가 시점을 추진위원회 승인일에서 조합설립인가 시점으로 바꿔주는 게 한 예다. 또 초과이익에서 제외되는 공사비 등 비용인정 항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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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규제를 풀수록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하면서 인수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내정자는 전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이나 중요 지역에 공급을 늘린다는 차원에서는 (재건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속도가 빨라지면 그 자체가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방법론을 신중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 내 부동산 태스크포스(TF)가 규제완화 방안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별로 속도조절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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