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에 美배달업계가 '초고속' 외치는 속사정은[넥스트.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우리 모두 그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이제 겨우 테스트를 시작했어요."
미국 음식 배달 업계 1위 도어대시의 크리스토퍼 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숍토크 소매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시작한 15분 초고속 식료품 배달 서비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페인 CEO가 '경계'를 언급한 건 배달 속도를 말하는 건데요. 그는 "15분이 적합할 지, 30분이 적합할 지 모르겠다"면서 "분명한 건 대규모로 작동하는 물류 체계를 만들지 못하면 엄청난 자금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도어대시는 15분 실험 외에도 미국 유통회사와 손잡고 미국 내 20개 이상의 도시에 있는 300여개의 매장을 통해 30분 초고속 배송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초고속 경쟁에 나선 건 도어대시 만이 아닙니다. 도어대시에 이어 미국 음식 배달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버이츠도 미 식료품 배달업체 고퍼프, 프랑스 대형마트 그룹인 까르푸와 파트너십을 맺고 초고속 배송 서비스를 해나가고 있어요. 미 식료품 배달업체인 인스타카트도 마찬가지고요. 다라 코스로브샤히 우버 CEO는 "모든 지역 식료품 가게들은 빠른 배송이 있어야할 거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초고속 배달의 핵심은 '수익성'…확보 가능할까
페인 CEO는 초고속 배달 서비스를 '게임체인저'라고 표현했는데요. 글쎄요, 정말 그럴까요? 초고속 배송이 배달업계의 미래가 될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도 많이 제기됩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초고속 배송을 하던 스타트업이 망하는 사례도 최근 잇따르고 있는데요. 지난달 뉴욕을 중심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던 스타트업 바이크와 프리지노모어가 직원들을 대거 해고했어요. CNN방송은 이 업체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있지만 비즈니스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핵심 원인을 살펴보면 배달업체의 수익 구조에 있겠죠. 배달업체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받는 수수료로 수익을 내야하잖아요. 수수료가 너무 높으면 배달 수요에 영향을 주게 될테니 적정선을 찾아야겠죠. 여기에 코로나19 시국을 거치면서 음식이나 식료품 배달이 기본적인 생활의 문제와 맞닿게 됐고 그 수수료를 식당이나 고객이 부담하면서 규제당국이 나서서 수수료를 제한한다는 문제까지 생겼어요. 미국 뉴욕에서는 지난해 배달비를 음식값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했고 중국도 배달 수수료 인하 지침을 내리면서 중국 대형 배달업체인 메이퇀이 결국 수수료를 낮추게 됐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배달비 논란이 일면서 정부 주도의 '배달비 공시제'가 운영 중이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죠.
브리튼 래드 식품 공급망 컨설턴트는 "초고속 식료품 배달 서비스가 지금까지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 중 최악"이라면서 이들이 수익을 거두지 못해 벤처캐피탈에만 의존해 버텨왔다고 평가했어요. 미국에서 당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쉽트의 리나 허스트 최고사업책임자(CBO)도 "(초고속 배송 서비스는)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면서 "속도를 위한 속도는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무조건 빠른 것이 정답은 아니란 의미겠죠.
코로나 끝났는데… "수익 어쩌나" 고민
초고속 경쟁도 어찌됐건 배달업계가 수익성에 대해 고민이 커지면서 시도해보는 것 중 하나입니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지만 뭐라도 해봐야 한다는 판단 하에 고객 수요가 있는 지점을 찾아보겠다는 것이죠. 배달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2017년 이후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시장에서는 배달업체들이 해답을 찾지 못한다는 점에서 성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어요. 우선 도어대시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고점 이후 50% 가까이 폭락했는데요.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에도 크게 나아지질 않고 있어요. 우버도 공유경제의 회복에도 지난해 11월 이후 20% 이상 주가가 떨어졌죠. 식료품 배달업체인 인스타카트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계획을 연기했는데 지난달에는 기업가치를 당초 평가치인 390억달러에서 240억달러로 낮추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는 지난해 9월 한 보고서를 통해 배달업체 시장 내에서 경쟁하는 분야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포함된 이 시장에서 업계가 재편하면서 음식 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 빠르게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봤는데요. 배달 플랫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류, 사업 운영상 필요 요건, 최종 배달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사업 규모가 커지고 그에 따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야 그 속에 숨어있는 수익 창출의 기회를 발견할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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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에 배달업계가 급성장한 건 미국 만의 일은 아니죠. 국내에서도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다양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몸집을 키워왔습니다. 그러면서 수익성은 물론 높은 배달비 문제와 배달 노동자의 처우 문제 등이 쏟아져 나온 상황이죠.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료품·주류 배송 등 여러 사업들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아보카도 하나 배달하는 건 수익성 있는 거래가 아니다" 업계 관계자의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고 배달업계가 사태를 돌파할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지 주목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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