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패권 전쟁] 경쟁국 보조금 쏟아붓는데…韓 나홀로 축소
올해 150만~300만원 줄어
경쟁국은 보조금 적극 활용
자국 전기차에 우태혜택 늘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자국산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보조금 지원을 키우는 반면 한국은 올해 보조금을 축소,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올해 새로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은 크게 늘었지만 한 대당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는 전년보다 크게 쪼그라든 상황이다. 보조금 축소로 내수 위축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지난해보다 150만~300만원 가량의 보조금이 줄어든다. 전기차 보조금은 정부의 국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이 합쳐서 적용된다. 관할 부처인 환경부의 ‘2022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 승용차 한 대당 지급되는 국비 보조금 최대 금액은 지난해 800만원에서 올해 700만원으로 낮아졌다. 차 값 5500만원 이하인 보조금 100% 지원 기준도 지난해보다 500만원 줄었다.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 지원 격차도 천차만별이다. 세종시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원금을 제공하는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최대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였다. 전기차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전남 나주시·곡성·장흥·강진·장성군(국비 포함 1550만원)보다 서울시(국비 포함 900만원)에서 전기 승용차를 살 경우 최대 650만원을 더 비싸게 사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충남 당진시와 서산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최대 1800만원을 지원했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이유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어나자 보조금 금액을 늘여 더 많은 소비자가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등 전기차 경쟁국은 보조금을 오히려 적극 활용하며 확장 정책을 쓰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정부가 장려하는 배터리 교환 서비스(BaaS) 기술을 탑재한 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 가격 기준에서 예외를 적용하고 있다. 또 자국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시켰다. EREV의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나라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자국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재난 발생시 전기차로 비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며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자국 산업보호 차원으로 비상 전력 공급이 가능한 일본 전기차는 외국산 전기차에 비해 차량 1대당 보조금 상한액이 약 20만엔가량 더 높게 책정돼 있다.
독일 역시 자국 내 내연기관차 기술 보호를 위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내연기관이 탑재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기차 최대 보조금 지급 기한을 자국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판매가 활성화 되는 2025년까지 연장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경쟁국들이 보조금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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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중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책임연구원은 "중국과 일본, 독일처럼 우리나라도 전기차 보조금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실익을 높이고 전기차 관련 기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규범상 특정 국가의 제품을 명시적으로 차별하긴 어렵지만, 국산 완성차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마련해 국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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