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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 檢, 에이스들이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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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떠나는 밀레니얼 세대 검사들
공수처·수사권 조정 등 영향
연수원 39기 이하 사표 러시
현장 뛸 30대 초중반 평검사
이혜미·정광병 등 인력 손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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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해 마흔 줄에 접어든 A검사는 오는 25일 검찰 인사를 앞두고 사직을 고민 중이다.


이미 옷을 벗은 동기도 있고 곧 벗을 동기도 꽤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법연수원 입소 때 가졌던 청운(靑雲)은 현실 앞에서 기억 저편이 됐다.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사수처 출범 이후 검찰조직은 이전보다 와해되고 불안해진 탓이다. 곧 있을 선거가 끝나고 새 대통령이 뽑히면 검찰판은 또 크게 뒤집힐 것이다. 그때 자리를 제대로 보전할 수 있을 지도 불확실하다. A검사는 오늘과 내일 중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것이다. 검찰 내부에는 그와 같은 처지의 검사들이 꽤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이른바 ‘M세대 검사’들이다. MZ세대 중 M세대. 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해 40대 초반에서 30대 초중반의 평검사들이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39기 이하들이다.

검찰 인사가 있을 때마다 검사들의 줄사표는 연례행사다. 이번엔 M세대 검사들이 줄지어 이탈할 것으로 보여 법조계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법연수원 39기의 경우 이르면 3년쯤 뒤에 부부장으로 승진할 기수다. 가장 활발하게 필드에서 뛸 평검사들이다. 무엇보다 수사실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수는 2008년 당시 역대 최다인 1001명이 사법연수원에 입소했다. 다음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이 확정되면서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유예, 휴식기간을 두지 않고 곧장 사법연수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쟁이 심했고 그 과정에서 쌓은 수사실력은 좋을 수 밖에 없었다. 이들과 주로 소통하면서 노하우를 배우면서 일한 40기, 41기들도 인재가 많다고 한다.


지난 14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글을 올린 이혜미 광주지검 검사(39)도 39기다. 그의 수사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 화려한 수상이력만 봐도 바로 확인된다. 2016년 검찰총장 표창(형사업무유공), 2018년 경제부총리 표창(국가경제발전), 2019년 법무부장관 표창(법제도개선)을 받았고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는 그를 우수 수사검사로 선정했다. 최근 사표를 낸 정광병 서울남부지검 검사(42·40기)도 2018년 법무부장관 표창(검찰 업무유공)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이들의 사표는 검찰 입장에선 ‘인력 손실’이나 다름 없다. 실력자들은 검찰의 자산이다. 중요사건 수사를 앞장 서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차후에는 검찰의 기능, 가치를 높여줄 리더가 될 수 있다. 검찰은 인사 때마다 그런 사람이 계속 줄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수통 출신 검사들이 좌천되고 사직하는 검찰 인사가 연이어 이뤄지면서 대장동 사건 등 주요 수사에서 허점이 많이 생기는 것을 모두가 다 봤지 않나"면서 "정작 인사를 단행하는 법무부는 사람을 잃는 데 무감각한 것 같아 보여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인재들은 얼마나 더 검찰을 떠날까. 법무부는 25일 검찰 인사를 낸다. 발령 일자는 다음달 7일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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