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 쌀은 지키고, 우리밀 은 살리고, 우리 콩은 더 먹자
김성찬 정책연구소 통합과희망 이사장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1970년 80%에 달했지만, 2013년 23.3%까지 떨어진 뒤 20%대에 머물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10년 기준 83.1%인 쌀 자급률이 점점 낮아져 2040년 62.6%, 2050년 47.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2의 식량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은 한때 절반 가까운 자급률이 80년대 정부수매중단 이후 현재 0.8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등 민간의 노력으로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020년 기준 20.2%이며 쌀을 빼면 고작 2.6%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에서도 최하위 국가에 속해 있는 현실이다.
세계의 유수한 선진국치고 식량자급을 도외시한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 영국, 스웨덴은 식량자급율이 100%가 넘으며, 프랑스는 무려 200% 넘는 식량자급 국가이다. 식량자급이라는 반석 위에 선진 국가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미국이 지난 100여년간 곡간열쇠를 무기로 지구촌 패권을 쥐고 있는 이유도 식량자급 및 수출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에 버금가는 자원과 농업 및 자연적 기반을 두루 갖춘 지구상에서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이 향후 미국의 단일 패권에 소위 ‘맞짱’ 뜰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농업이라는 산업이며 이는 객관적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 올 것이기에 이에 대한 준비 또한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와 최근 요소수 대란이라는 사회적 큰 위기를 겪었다.
올해 2022년이 들어서자마자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인도네시아가 국내 공급 부족으로 석탄 수출 전격 금지를 발표하면서 그 파장에 다시 긴장하고 있다.
반도체 부품과 요소수 등이 만약 쌀을 비롯한 식량이었다면 어떠할까?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사태다.
세계 4대 곡물 메이저는 미국계인 카길, ADM과 프랑스의 루이드레퓌스, 아르헨티나의 벙기를 꼽는다. 이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정보망을 바탕으로 세계 식량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료·제분·제당·해운·철강·화학 등에 진출한 이들은 외환 거래가 자유롭고 비밀 계좌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지점을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발주자와 도착지 추적이 불가능하며 인공위성으로 국가별 작황을 파악하고, 막대한 자금력으로 세계 각 생산지에서 곡물을 매입, 판매하여 막대한 이윤을 챙긴다.
곡물 매매 중개와 선박회사를 보유하고 곡물 수송과 가공·하역·선적·배분·저장 등 전 유통 과정을 장악하고 있으며 세계 곡물 생산의 80%를 이들이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다.
농산물을 많이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국제곡물가격급 등에 따라 일반물가도 덩달아서 오르는 에그플레이션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곡물 생산국들은 곡물메이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상기후 등 자연재해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들면 곡물 수출 물량을 제한하거나 아예 금수 조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간 비싼 돈을 주고도 곡물을 살 수 없는 날이 어느새 현실이 될 수 있다.
1984년 정부수매가 중단된 이후 한 줌의 종자를 어렵게 구해 자급률 1% 가까이를 달성하기 위해 걸린 시간이 20년이다. 정부정책의 무관심속에서 이뤄낸 참으로 많은 사람의 정성과 땀의 결실이다.
묵묵히 생산현장을 지키며 고품질 알곡 생산을 책임진 농민형제들의 노고와, 그러한 정성과 땀의 가치를 인정해 준 도시소비자들의 참여와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2년도부터 정부수매가 중단된 보리, 더이상 자급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쌀, 어느새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우리 콩, 이러한 농산물들이 우리 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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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밀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년 후에 ‘우리쌀살리기운동’ ‘우리보리살리기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리석은 일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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