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에서 일곱 남매 키운 '부모님'
남녀 차별 않고 모두 서울로 대학 진학
"늘 신뢰·지지"…주체성과 자립심 생겨
이유경 엔투비 대표가 가장 존경하는 멘토는 ‘부모님’이다. 그의 부모님은 전남 진도에서 일곱 남매를 낳아 어려운 형편에도 자녀를 모두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냈다. 이웃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가며 대학교 입학비를 마련했다. 아들 딸 구분하지 않고 교육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2남5녀 중 셋째였던 이 대표는 위로 오빠 2명이었다. 이 대표는 "남존여비 사상이 심했던 섬마을이었지만 우리 부모님은 남자 형제를 위해서 여자 형제가 희생하도록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형편에 안 맞는 일을 벌인다’며 손가락질을 하던 주민들은 30여년 세월이 흐른 지금 이 대표 가족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내주는 대신 조건이 있었다. 학비는 7명이 각자 자신의 힘으로 벌어야 했다. 재수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 역시 아들이든 딸이든 같은 조건이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주체성과 자립심이 생겼다. 이 대표는 "부모님은 늘 우리를 믿고 지지해 줬으며 용기를 북돋아줬다"며 "부모님의 이러한 철학은 인생을 살면서 겪는 역경들을 이겨내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까지 줄곧 반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던 이 대표는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뒤 반에서 11등을 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중학생 때처럼 공부하면 당연히 1, 2등을 하는 줄 알았어요. 저에겐 문화충격이었죠."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심기일전했고 전교 3등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고려대 영문학과에 입학한 후 영어실력이 뛰어난 학우들을 보며 또 한 번 겪은 문화충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포스코 여성공채 1기로 입사했다. 다른 형제들 역시 기업에서 10년 넘게 임원직을 맡거나 창업을 해 성공을 거두는 등 각자의 분야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대표 모친은 아직도 ‘너희들 덕분에 행복하다’ ‘자랑스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 대표는 "부모님과 같은 따뜻한 시선으로 후배 직원들을 대하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며 "직원들 역시 시련을 극복하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180만원 받으며 225시간 일하지만 계속 일하고파"...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