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재택근무 돌입한 행장도
불필요한 회의는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
직원 재택근무 비율도 늘리고 각종 모임도 금지

출장취소·줌회의…금융사 수장도 예외없는 '고강도 거리두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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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금융사 수장들도 동선을 최소화하고 있다. 평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임원 역시 재택근무와 분산근무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A시중은행의 행장은 당분간 회사로 출근하지 않기로 했다. 내부 대면회의 인원까지 2명으로 제한됐는데 굳이 코로나19 위험을 감수하며 나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임원들도 급한 용무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근무는 회사에서 지급한 재택용 노트북으로 실시하고 임원회의는 줌을 통해 진행한다. 행장 보고도 당분간 대면 없이 전자문서로 받는다.

B금융사의 경우 지주와 행장이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내부행사와 출장을 전부 취소했다. 임원회의도 최소화했고 비대면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해당 금융사 관계자는 “3단계 때는 적은 인원이 모인 행내 행사가 가능했지만 이제 어려워졌다”며 “4단계가 유지되는 동안 윗분들의 대외활동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고 귀띔했다.


협약이나 유관기관과의 만남 등 업무 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거나 급하게 일정을 조율하는 모양새다. C은행은 이번 주 업무 협약을 위해 행장이 직접 타 업권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급히 일정을 바꿨다. 협약식은 화상으로 전환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D은행의 경우 행장이 다음 주부터 일주일간의 휴가를 냈다.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는 아니지만 코로나19 형국을 고려해 길게 휴가를 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민간금융사의 수장들이 재택근무까지 동참하기 시작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거리두기 3단계 때도 민간은행들은 강도 높은 분산근무를 실시했지만, 통상 지주 회장과 행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사무실로 출근하는 게 보통이었다.


은행은 델타변이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코로나19 진원지’로 몰리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는 분위기다. 금융사들은 강력한 방역지침을 요구하는 당국의 주문에 발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또 대면 업무가 많은 은행에서 임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영업점에서 확진자가 속출할 시 이미지가 훼손될 위험도 있다.


'코로나 원흉' 될라…평직원부터 임원까지 고강도 거리두기
서울 여의도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 사진=강진형 기자

서울 여의도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 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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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금융사 내부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주요 기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NH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흥국증권 등 민간 증권사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 12일 기준 8명의 확진자가 본점에서 나왔다. 확진자에는 부행장급 임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직원들의 거리두기 조치는 더욱 강화됐다. KB국민은행은 본부 인원 30%의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었지만 ‘실시’로 강화됐다. 자제를 요구했던 회식과 모임도 금지로 상향했다. 비대면 연수나 층간 이동 최소화 등의 기존조치도 유지된다.


신한은행은 이원화·재택근무자 직원 비율을 15%에서 40%로 올렸다. 본점에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에서 금지로 격상됐다. 본점 식당의 운영도 중단됐다.


하나은행도 본부의 분산·재택근무 비중을 높였다. 기존 부서 총원 30%에서 40%로 상향됐다. 대면 회의는 자제, 불가피할 경우 10인미만 혹은 회의실 수용인원 30% 이내로 제한받게 된다.


수도권 소재 영업점의 운영시간도 단축된다. 4단계 거리두기가 유지되는 12~23일 동안 오전 9시~오후4시 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줄어든다. 이후에도 거리두기 단계가 3단계 이상으로 유지되면 조치가 연장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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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단계 격상 조치 때처럼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비교적 없었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대다수 평직원은 3단계부터 비대면으로 업무를 봐왔다”며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되며 임원들도 비대면 의사소통 방식에 익숙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회사 특성상 임원들이 해외 관계자와 화상으로 소통하고 회의할 일이 많았다”며 “생각보다 임원들이 빠르게 적응한 분위기”라고 얘기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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