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매출 1조 이상 다국적 기업 국가별 수익·세금 신고 의무화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연합(EU) 의회와 회원국 정부가 다국적 기업의 탈세를 막는 합의안을 타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전 세계 매출이 2년 연속 7억5000만유로(약 1조156억원)를 넘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EU 회원국별 이익 규모와 세금 납부 내역을 신고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또 EU가 조세피난처로 지정한 지역에서 납부한 세금 내역도 신고해야 한다. EU는 19개 지역을 조세피난처로 지정했으며 괌·버진 아일랜드 등을 블랙리스트에, 파나마·피지·사모아 등을 그레이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번 합의안 마련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탈세를 막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EU 내에서 기업의 탈세 규모가 연간 500억~7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합의안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좌파 성향의 마농 오브리 유럽의회 의원은 스위스, 바하마, 케이먼 제도 등이 조세피난처 목록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민감하다고 판단한 정보를 최대 5년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결정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협상을 이끈 에블린 레너 유럽의회 의원은 "이번 합의는 세금 정의와 금융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독일 녹색당 소속 즈벤 지골드 유럽의회 의원은 이번 합의가 EU 내에서만 적용된다는 점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도 전 세계가 비슷한 방안을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도입 방안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인 기준 마련이 추진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오는 4~5일 재무장관 회의에서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을 15%로 정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합의안은 유럽의회 표결에서 과반 동의를 얻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의회 통과 뒤 18개월 동안 국가별로 법제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EU 회원국들은 4년마다 법안을 재검토하고 개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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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EU 집행위는 소위 ‘EU 세금 조사국(Tax Observatory)’도 발족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조사국이 세금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분석해 각국의 세금 관련 법안 마련을 돕는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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