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책임 있게 판단한 것…감당할 부분 회피 않을 것"
6월까지 사모펀드시장 관리 시스템 구축…투명성 제고 기대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8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8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금융위원회 결정이 면죄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법령·제도는 우리가 해석할 영역도 아니며, 당국에서 책임 있게 판단했을 것입니다."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8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이 사실상 제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예탁원의 지난해 성과와 올해 경영 목표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관련된 질의가 빗발쳤다.


앞서 금융위는 "일반사무관리회사가 투자신탁의 기준가격 산정 등 업무를 위탁·수행하는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일반사무관리회사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예탁원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유권해석을 내놨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18일 옵티머스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예탁원에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 경고와 관련 직원들에 대한 감봉 조치를 통보한 상황이다.

금융위의 유권해석과 금감원의 징계안을 두고 예탁원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대해 이 사장은 "금융위의 유권해석은 면제부하고는 관계 없다고 생각하며, 법령과 제도에 대한 부분은 저희가 해석할 부분은 아니지만 당국에서 책임감 있게 판단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그는 "다만 우리가 수행한 업무 관련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부담을 지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다소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 사장은 "금감원의 징계 통보 역시 저희가 말할 부분은 아니다"라면서 "저희는 업무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소임이고, 그것을 반영하고 회사를 검사하는 것은 또 감독당국의 소임이라고 본다"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향후 제재심 등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명할 부분은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희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옵티머스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서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예탁원은 2016년 4월11일부터 지난해 5월21일까지 비상장회사인 라피크, 씨피엔에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등 사모사채를 부산항만공사, 한국토지주택 매출 채권 등으로 종목명을 바꿔 자산명세서에 기재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부동산, 대부업체들의 사모사채이름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바꿔준 것이다. 이에 예탁원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초기부터 꾸준히 책임 논란 중심에 있었다.


그동안 예탁원은 "옵티머스가 투자계획서를 제출하면서 해당 자산 종목명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 내용을 확인해보니 사모사채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실질이 있고 복층구조라는 설명을 들어 옵티머스 측 요청대로 내용을 입력한 것"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밝혀왔다. 자본시장법상 사무관리회사가 아닌 '단순 계산 사무대행사'에 불과해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검증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던 것. 실제 운용자산과 기준가 산정 자산을 대조해야 할 의무와 권한이 없다는 설명이다. 사무관리회사는 자산운용사의 위탁을 받아 펀드의 기준 가격 계산이나 투자 내역 정리 같은 행정 업무를 맡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예탁원이 간단한 확인 절차만 수행했어도 옵티머스의 대규모 사기행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모사채 인수계약서를 보내면서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해달라는 요청이 일반적인 상황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규정('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일반사무관리회사'는 매달 편입 자산을 대조해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증빙 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금감원은 예탁원이 이런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예탁원은 올해 경영 목표로 사모펀드 시장 투명성 제고를 들고 나왔다. 이 사장은 "사모펀드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과 펀드 자산 잔고대사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6월 오픈할 계획"이라며 "시스템 오픈 후에는 추가로 사모펀드 비시장성자산에 대한 운용지시 지원서비스를 도입해 내년 상반기 공개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 플랫폼 기업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보완장치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이 사장은 "현재 사모펀드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시장성 자산을 전수 조사해서 파악하고, 이를 분류해 어떻게 표준화 코드를 부여할 것인지 정하는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이 가장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현재 총 244개로 비시장성 자산을 분류해 코드를 부여하는 것과 관련해 시장 참여자와 사전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AD

이어 그는 "예탁원의 시스템 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시장참여자의 시스템 개발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협의가 거의 완료됐고, 시스템 탑재를 위한 개발 작업이 남아있어 올해 6월 말까지 시스템을 오픈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