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후진술 법정 스케치
평소와 다른 강한 어조 사용
이건희 회장 언급하며 목 메이기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이 열리는 서울고법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이 열리는 서울고법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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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새해를 이틀 앞둔 30일 오후 4시59분 서울고등법원 312호 법정 피고인석에 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후진술에서는 절박한 심정이 묻어났다. 이날 재판이 열린 본 법정과 두 개의 중계법정을 지켜보던 모두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 부회장의 입과 표정에 주목했다. 담담하지만 때로는 강하고 단호하게 삼성의 준법 경영을 약속한 이 부회장은 부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이야기할 때는 흐르는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그는 법대를 향해 일어나 삼성에서 일한 20여년 동안 글로벌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항상 위기의식 속에서 살았다고 담담하게 회고했다. 이 부회장은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같은 글로벌 창업자들과 함께 자리를 하는 행운을 가지면서도 우리가 방심하면 한순간에 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선진 기업을 벤치마킹하고 불철주야 연구개발(R&D)을 하면서 회사를 키우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고 한숨을 내쉬며 지난날을 고백했다.

이 부회장은 평소에 보기 어려운 단호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2014년 5월 이 회장님이 쓰러지고 경황이 없던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가 있었다"면서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다"고 크게 말해 법정에 있던 이들을 집중시켰다. 그는 이어 자신의 1년간의 수감 생활과 4년간의 재판,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 출범을 거론하며 준법 문화 확립을 통해 삼성이 만들고 있는 정도(正道) 경영에 대한 소신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첫걸음을 뗐지만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고 멀리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 말하지만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돼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겠다"며 "지금까지 삼성이 국민에게 한 약속들을 제가 책임지고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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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별세를 떠올린 이 부회장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고개를 들어 흐르는 쓴 눈물을 삼켰다. "두 달 전 이 회장님의 영결식이 있었다"며 눈물을 보인 그는 "아버님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께서 추도사를 했다. 그분은 회사를 선대에서 이어받아 키운 이 회장님의 사례를 전 산업사에서 본 적이 없다며 승어부(勝於父ㆍ아버지보다 나음)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 한다"면서 "촘촘한 준법제도를 만들고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아버님을 여읜 아들로 삼성…"이라며 흐르는 눈물을 참느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멘 목을 물로 축이고 말을 이어가던 이 부회장은 "국격에 맞는 새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지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하며 다시 눈물을 보였다. 이 부회장과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삼성 고위 관계자들은 고개를 떨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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