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했는데 올해 끝" 성취감 못 느낀 청년들, 무력감 호소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1년이 허무" 직장인 2명 중 1명, '연말 스트레스' 호소
청년들, '코로나 블루' 심각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못 했는데 시간만 흘러갔네요.", "이룬 게 아무것도 없어서 슬픈 한해였습니다."
올 초 세웠던 목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산되자 청년들이 허탈함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여가활동, 지인 모임 등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기회마저 줄어들게 되자 이들은 우울감까지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목표한 걸 이루지 못했을 때 느끼는 좌절감이 클 수 있다며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우려했다.
1년 차 직장인 이모(26)씨는 올해 세웠던 목표 대부분을 이루지 못했다. 이 씨는 "올해는 아무런 목표도 이루지 못한 한해였다"면서 "운동을 꾸준히 다니고, 컴퓨터 학원 등을 다녀서 내 개인적 능력치를 높이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헬스장은 코로나로 인해 영업을 중지했고, 학원은 폐업을 했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연말이 되니까 '올 한해 내가 무엇을 하면서 지냈나'라는 회의감이 들었다"며 "시간이 너무 허무하게 흘러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2명 중 1명이 이른바 '연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직장인 12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4%가 '연말이 되면 평소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한 해 동안 성취한 것 없이 시간이 흘렀다는 허무함(48.8%)'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인들의 연말 스트레스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688명) 중 60.3%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말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졌다'고 답했다.
3개월 차 직장인 김모(27)씨도 코로나19가 야속하다는 반응이다. 김 씨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취업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취업해 행복했지만, 회사 측에서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하면서 직장 동료들과 친분을 쌓을 기회도 없었고 업무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에서 시간만 보내다 가는 것 같다. 일에 대한 성취감이 전혀 없다"면서 "직장 상사와 동료들도 알려준다고는 하지만, 계속해서 온라인으로 여쭤보기 죄송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눈치만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올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학생 김모(26)씨는 "내년이 기대되지 않는다. 백신을 공급한다고는 하지만 빨리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할 것 같다"면서 "밖에서 친구들을 못 만나고, 채용 시장도 줄어드니까 그게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청년들의 정신 건강 역시 취약한 상태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의 '코로나19가 청년의 이행경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들은 '정신건강'에 가장 취약함을 보였다.
지난 2월 이후 한 번이라도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26.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재작년(2.7%)의 약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청년의 우울 점수도 60점 만점에 20.46점으로 높았다. 이는 지난해(16.7점)보다 훨씬 높은 점수다. 우울증 척도검사(CES-D)에 의하면 16점 이상부터 경도 우울증으로 분류한다.
전문가는 청년층이 받는 '연말 스트레스'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를 계기로 일종의 도전 의식도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목표한 걸 이루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좌절감을 느낀다. 특히, 연말이 되면 '내가 올 한해 무엇을 했나'라는 자책이나 미련, 후회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또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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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다. 이런 감정들은 오히려 사람을 도전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또 '내년에는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포부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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