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조정 불발되면 준법투쟁 부터"
'채권단 적극 나서야'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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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상 물동량이 급증한 가운데 국적선사인 HMM이 사상 첫 파업기로에 섰다. 임금인상 폭을 둔 노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분수령이 될 내일(31일) 조정회의 결과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31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 하에 2차 조정회의를 갖고 내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안에 대해 논의한다. 현재 사측은 1%대, 노조 측은 8%대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 측은 무위로 그친 지난 23일 첫 조정회의에 이어 이번 협상까지 결렬 될 경우 내년 1월1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하는 등 쟁의행위를 본격화 한단 방침이다. 이미 지난 26일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 97.3%의 찬성으로 태세를 갖췄다.


HMM 노조는 "곪은 상처가 터졌다"는 입장이다. HMM 해상직의 경우 6년, 육상직의 경우 8년 간 경영악화 및 채권단 관리의 영향으로 임금이 동결돼 왔다. 설상가상 올해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선원들은 수 개월 간 선내에 근무하는 등 근로환경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HMM 한 직원은 "해상직의 경우 대우는 업계 최저로, 필리핀 국적 계약직 근로자들보다 임금수준이 낮다"면서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족도 보지 못한 채 위험을 감수하고 장기 승선하는 경우도 많아 다들 그로기 상태에 몰려있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으로서도 쉽사리 요구에 응하기 어려운 처지다. 올해 코로나19로 갑작스러운 물동량 증가 및 공급부족이 겹치면서 흑자전환은 물론 활황기에 준하는 8000억원대의 연간 흑자를 내다보고 있지만, 언제까지고 업황이 좋을 순 없는 까닭이다. 채권단 관리 하에서 수 조(兆)원의 혈세가 투입 된 상황에서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파업이 현실화 되면 운항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현행 선원법 제25조에 따르면 ▲선박이 외국 항(港)에 있는 경우 ▲인명이나 선박의 안전에 현저한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은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바꿔말하면 국내 육상에 머물러 있거나, 부산 등 국내 항에 기항하고 있는 선박에 승선한 선원들은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노조가 집화 또는 승선을 거부하는 형식으로 파업에 나서면 물류대란은 불가피하다. 현재도 코로나19 여파로 해상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HMM은 수출기업을 위한 임시선박까지 매월 1~2회씩 투입하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 1~2회씩 부산에 들어오는 선박의 운항만 멈춰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업계 특성상 대체인력 투입 등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HMM 노조는 국가기간산업인 물류업의 특수성, 간신히 회복한 화주와의 신뢰관계 등을 감안해 쟁의행위에 돌입하더라도 준법투쟁 등 낮은 단계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국제해사노동협약(MLC) 상 규정된 선원의 휴식시간을 준수하는 한편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작업자들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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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채권단을 이끌고 있는 KDB산업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정근 HMM노조 위원장은 "업계 특성상 대체인력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운업 재건을 위해서 배에는 상당한 투자를 하지만, 선원엔 투자하지 않겠다는 채권단의 근시안적 인식이 아쉽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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