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확보 지연…언론·야당·질병청 비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청와대·여당, 연일 야당·언론 비판
野 "책임 떠넘기기", "무서울지경" 비판
정부, 국내 백신접종 내년 2분기 예정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청와대와 여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지연에 책임을 묻는 비판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백신 관련 지시를 공개하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2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문 대통령에 백신 직언 두 번, 소용없었다'거나 '뒤늦게 참모진을 질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자 야당 인사들이 '유체이탈' 운운하고 있다"라며 지난 4월 이후 문 대통령의 백신 관련 지시 사항을 공개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백신 확보가 지연된 것을 두고 비판여론이 일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강 대변인은 이어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마치 백신 확보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처럼 과장·왜곡하면서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야당과 언론을 비판했다.
여당도 비판에 합세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과 언론이 정부의 방역 정책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라며 "부정확한 보도로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국민과 정부를 이간하는 것은 방역에 혼란을 가중하고 민생안정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렇게 K방역을 조롱하고 정부 방역 실패 낙인을 찍어서 정부와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것이 언론의 목적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전형적인 혹세무민 행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은 백신확보 지연에 대한 비판 여론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국민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백신 관련 논란의 원인을 야당·언론 탓으로 돌리며 책임 회피만 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백신 확보 지연 이유로 백신 생산국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백신 비(非)생산국인 싱가포르, 뉴질랜드, 이스라엘, 카타르 등이 백신을 확보해 접종을 시작했거나 곧 접종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의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또 '안전성 문제로 백신을 빨리 맞을 필요가 없다'거나, '백신의 구매 결정과 계약 절차에 대한 조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질병청)이 한다'라며 백신 확보 지체가 정 청장의 책임이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야권에서는 '책임 떠넘기기'라며 정부를 겨냥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청와대는 그렇게 대통령의 책임을 떠넘기고 싶은가"라며 "정부가 K-방역의 영웅으로 떠받들었던 정 청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반도 아니고 모조리 잘라 먹었다는 것이다. 피붙이같이, 한 몸 같이 일했던 한 식구를 어떻게 한순간에 매도하고 비참하게 만들 수 있나. 무서울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은 전날(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10번도 넘게 지시해도 보건복지부와 질병청이 말을 안 들어 먹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 말하고 싶었던 거냐"라며 "국민에게 불안과 실망을 줬으면 정부의 수장이 사과하고, 앞으로의 대응 경로를 제시하며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말을 듣지 않았다는 내용을 청와대 대변인이 공개하는 건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거역'인가? '기망'인가?"라고 반문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알리바이로 이용하려는 의도였다면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정부의 백신 확보 지연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정부의 백신 TF가 꾸려졌던 지난 7월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연구가 가장 빨랐던 시점이라며 정부의 백신 확보 판단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7월, 3단계 연구가 시작됐던 백신들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일 빨랐다"라며 "3단계 연구가 끝나는 시점이 아스트라제네카는 10월로 예상했는데 중간에 임상이 멈춰 12월로 미뤄졌고 그사이에 화이자, 모더나가 따라잡기를 하면서 역전됐기 때문에 정부 판단에 상당히 어려움을 준 것이다. 결과론적인 판단의 미스"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명분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다. 해당 백신 공급 시기는 내년 2~3월로 전망된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이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어제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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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는 이어 "얀센은 당초 물량보다 200만명분 더 많은 600만명분을 계약해 내년 2분기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며, 화이자 백신은 1000만명분을 계약하고 일단 내년 3분기부터 국내에 들어온다"면서 "도입 시기를 2분기 이내로 더 앞당기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협상이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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